[OSEN=고성환 기자] 공한증은 옛말인 걸까. 중국 축구가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다. 물론 순수한 응원이 아니라 한국이 일본이나 우즈베키스탄보다는 훨씬 만만하다는 계산에서다.
중국 '넷이즈'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대표팀이 U-23 아시안컵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하지만 조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게 다소 아쉽다. 흥미로운 점은 오랜 라이벌인 한국 역시 이를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안토니오 푸체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라야드의 알 샤밥 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태국과 0-0으로 비겼다.
그 결과 중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승 2무로 승점 5점을 획득하며 호주(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호주는 앞선 경기에서 세트피스 한 방으로 중국에 덜미를 잡혔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이라크를 무너뜨리며 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D조 2위를 차지한 중국의 다음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중국은 한국을 꺾고 C조 1위로 올라온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 티켓을 놓고 맞붙게 됐다. 사실 중국이 태국을 잡고 조 1위를 차지했다면 8강에서 D조 2위 한국과 만날 수도 있었으나 현실로 이뤄지진 않았다.
중국은 한국과 맞대결이 성사되지 못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넷이즈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C조에 속했다. 조별리그 통과에는 성공했지만,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완패했고, 이란과는 겨우 비기며 3경기에서 승점 4점만 얻었다. 4골을 넣고 4골을 실점하는 등 수비도 안정적이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이번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에서 압도적인 팀이 아니며 최상위 강팀과 큰 격차가 있다. 중국은 우즈베키스탄과 비교하면 8강에서 한국과 맞붙길 더 희망할 거다. 우즈베키스탄은 이 연령대에서 아시아 최강 중 하나로 일본과 동급이다. 반대로 한국은 연령대에서 2군 중하위 수준으로 분류되며 이미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에 격차가 벌어졌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시나 스포츠' 역시 "한국보다 더 강한 팀을 만났다! 중국 U-23 대표팀은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4차례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기록한 강팀이다"라며 "중국 U-23 대표팀은 작년 옌청 4개국 대회와 판다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두 차례 승리했다. 그런 한국보다 우즈베키스탄이 더 어려운 상대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한국 축구의 슬픈 현실이다. 중국은 더 이상 한국과 맞대결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이미 자신감이 쌓인 것. 한국 U-23 대표팀은 지난해 3월 중국에 0-1로 패했다. 정식 사령탑이 선임되기 전에 치른 친선전이긴 했지만, 충격이 컸다.
심지어 한국은 이민성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지난해 11월 판다컵에서 중국을 만나 0-2로 졌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밀렸다. 이제 중국은 자신감에 가득한 모양새다. 넷이즈는 "중국 U-23 대표팀은 선수단 안정성과 전술 조직력 면에서 한국을 앞서고 있다. 우리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두 살 어린 우즈베키스탄을 만나 0-2로 완패했다. 빈공에 시달리며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고, 선수들의 집중력도 허술했다. 먼저 발을 뻗고 한 발 더 뛰는 투지와 몸싸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레바논이 이란을 잡아주지 못했다면 조 3위로 충격 탈락할 뻔했다.
중국이 한국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넷이즈는 "한국의 8강 상대는 호주다. 준결승 진출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한국이 중국에 복수를 하려면 결승까지 진출해야 한다. 중국도 결승에 올라야 한다. 물론 만약 이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중국이 결승에서 일본을 만나는 것보단 한국을 만나는 게 우승 가능성이 훨씬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한국 U-23 대표팀의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22년과 2024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8강에서 탈락하며 우려를 키웠다. 아시아에서 더 이상 강팀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 이상의 치욕을 피하려면 이민성호가 8강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한국 U-23 대표팀은 오는 18일 0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홀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8강전에서 호주와 격돌한다.
이민성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호주는 조직력과 공수밸런스가 좋으며 피지컬적으로도 강한 팀이다. 팀 전체가 잘 준비해서 태극마크에 부끄럽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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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AFC 아시안컵, 중국 대표팀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