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양측의 사법리스크 관리에 갈릴 전망이다. 분수령으로 꼽히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이 캐스팅보트로 부상하면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열릴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6명의 이사를 새롭게 선임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9명이며 이 중 직무가 정지된 이들을 제외하면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6명 가운데 5명이 최 회장 측 인사다. 사내이사인 최 회장 본인과 정태웅 대표이사, 사외이사인 황덕남 이사회 의장, 김도현 국민대 교수, 이민호 율촌 ESG연구소장 등이다. 기타비상무이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도 임기가 만료된다.
6명의 이사를 신규 선임해야 하는 만큼 이사회 구성을 둘러싼 치열한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가 걸려 있어 양측 모두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지분율은 팽팽하다.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투자를 위한 합작법인(JV) 크루서블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 유상증자 이후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영풍·MBK 약 41%, 우호 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 지분은 약 39%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구도에서 고려아연 지분 약 5%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투자자,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승패를 가를 여지가 커졌다. 이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양측 모두 4명의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이들은 통상 기업의 모럴 지속성을 비롯해 지배구조 안정성, 경영 투명성, 성장성 등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이에 최 회장과 MBK가 안고 있는 사법리스크가 이번 주총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MBK는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사법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은 구속은 피했지만 여전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재판을 앞두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사모펀드의 도덕성, 경영 능력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 회장 역시 사법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사주 공개매수 당시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해당 사안은 금융감독원의 조사 이후 패스트트랙을 통해 검찰에 이첩됐다. 이외에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배임, 공정거래법 및 특경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MBK는 고려아연과 직접적인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신뢰도 측면에서 부담이 커졌다”라며 “최 회장의 경우 본인이 직접 연관된 사안인 만큼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주총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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