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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활화학제품 인명피해 시 공소시효 최대 20년” 추진

헤럴드경제 배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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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활화학제품 인명피해 시 공소시효 최대 20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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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책조정회의 ‘관리계획’ 확정
기업 발목 인증규제 손질, 23개 폐지
화학제품안전법을 위반해 인명 피해를 일으킨 경우 공소시효를 10년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화학제품으로 인한 피해는 오랜 잠복기 이후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피해의 원인이 화학제품인지 규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거나 실효성이 떨어진 인증 규제도 대폭 손질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회 국가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안전과 건강은 가장 중요한 정책 우선 과제”라며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교훈을 얻었듯 생활 속 화학제품 관리에 있어 사고 예방은 물론 사후 대응까지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해성을 포함한 여러 측면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정책 현장에서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제2차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막고자 2018년 제정돼 2019년 시행된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5년 주기로 수립되는 계획이다.

이번에 정부는 화학제품안전법 위반으로 인명 피해를 일으킨 경우 공소시효를 ‘법령 위반에 따른 인명 피해와 인과관계를 증명할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경우 추가 10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화학제품 안전법상, 이 법을 어겨 사람을 사상케 한 경우 징역형 형량이 10년 이하 또는 7년 이하로, 이에 공소시효도 7∼10년이다. 공소시효는 범죄 행위가 종료된 시점(피해자가 사망한 때)부터 계산하기에 불법 화학제품으로 인명 피해를 낸 경우에는 너무 짧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서도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회사 임직원들이 재판에서 ‘공소시효 완성’을 주장한 바 있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날 회의에서 ‘인증제도 정비방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3주기(25∼27년) 검토 대상 246개 인증제도 중에서 첫해인 지난해 79개 제도를 점검했다. 그 결과 실효성이 없거나 개선이 필요한 67개 제도(85%)에 대한 정비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삼차원프린팅소프트웨어 인증’ 등과 같이 기준이 없고 운영되지 않아 기업에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게 했던 23개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또한 제도의 목적과 기준이 유사해 기업이 중복으로 인증을 받아야 했던 목재제품 관련 ‘규격·품질 표시제’와 ‘안전성 평가제’는 하나로 통합 운영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단 한 번의 신청으로 필요한 인증을 모두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존속이 필요하지만, 개선이 요구되는 43개 제도에 대해서는 인증방법 개선, 비용 완화,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한다. 예를 들어 공정위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평가’는 민간 인증인 ISO 37301(규범준수경영체계) 인증과 비교해 기준이 유사한 데 반해 소요 기간이 길고 유효기간은 짧아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