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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유영국·김윤신·데미안 허스트…거장들, 병오년을 채운다

헤럴드경제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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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유영국·김윤신·데미안 허스트…거장들, 병오년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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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만나는 2026 미술계
이대원·이성자 근현대 작가 회고전
이우성·강철규 신진 작가들도 주목
세갈·브래드포드는 국내 첫 개인전
유영국 ‘작품’[유영국미술문화재단.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유영국 ‘작품’[유영국미술문화재단.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2026년 미술계는 근현대 거장들부터 동시대에 주목받는 작가들까지 다채로운 전시가 찾아온다. 박서보, 유영국, 이대원 등 한국의 근대 작가를 비롯해 박윤신, 이성자 등 1세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동시대에 활동하고 있는 신진 작가와 데미안 허스트, 게오르그 바젤리츠, 캐서린 브래드포드 등 해외 거장들도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유영국·박서보…한국 근대 거장 회고전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5월 서소문 본관에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회고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를 개최한다. 미술관이 새롭게 선보이는 ‘한국 근대 거장전’의 첫 프로젝트다. 강렬한 색채와 절제된 구성으로 ‘심상의 산’을 구축해 온 유영국의 작품 세계를 심층적으로 조명한다.

국제갤러리에선 작고 3주기를 맞은 박서보의 대규모 개인전을 오는 9월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생전에 남긴 “변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그러나 변하면 또한 추락한다”는 문장에서 출발한다. 1967년 최초의 연필 묘법 작품부터 2023년 마지막 연작인 신문지 묘법 연작에 이르기까지, 50여 년에 걸친 변화의 궤적을 따라간다.

한국 화단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대원의 대규모 회고전도 8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다. 그의 작품 형성 배경과 시대적 맥락을 함께 짚어 보고, 이대원 작품의 전형인 과수원 그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고찰함으로써 이대원의 삶과 예술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PKM갤러리에선 한국 단색화의 흐름을 주도한 윤형근의 개인전이 8월에 막을 올린다. 이번 전시는 ‘삶이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삶’이었던 그의 신념에 주목해 그의 생활과 맞닿아 있는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와 연계해 작가가 직접 짓고 기거하며 작업했던 서교동 자택이 대중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윤형근 카탈로그 레조네 웹사이트도 지난 10여 년의 방대한 자료 수집과 연구를 거쳐 순차적으로 오픈한다.


김윤신, 2024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전경.  [호암미술관 제공]

김윤신, 2024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전경. [호암미술관 제공]



김윤신·이성자…근현대 여성작가전

한국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들의 전시도 준비돼 있다.

호암미술관은 한국 여성 조각 1세대 작가 김윤신의 70여 년에 걸친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첫 대규모 회고전 ‘김윤신 회고전’을 3월에 개최한다. 호암미술관의 첫 한국 여성 작가 개인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전후 척박한 미술 환경을 극복하고 삶과 자연, 예술이 합일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확립한 김윤신의 예술을 들여다본다. ‘합이합일 분이분일’로 대표되는 그의 나무 조각은 물론 초기 판화와 회화들까지 망라할 예정이다.

갤러리현대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여성 작가 이성자의 개인전을 11월에 선보인다. 60년 화업 전반에 걸쳐 동양의 철학적 세계관인 ‘음양오행’의 개념을 뿌리로 삼은 작가는 1951년 자신의 두 번째 고향인 프랑스로 이주해 익힌 서양화 형식에 작가 고유의 정신을 녹여내며 동서양의 예술적, 문화적 배경을 혼합한 추상화를 탐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독자적 예술 세계를 구축한 방혜자의 개인전을 4월에 개최한다. 올해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중 하나로, 여성 미술가로서 초기 추상미술 작품을 선보인 작가의 시기별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국현 소장품을 비롯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프랑스 소재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동시대 작가 중엔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장식했던 구정아의 개인전이 9월 리움미술관에서 열린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에너지의 흐름을 탐구하며 우리의 감각 질서를 교란하는 독창적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구축한 개념 세계 ‘우쓰(OUSSS)’를 중심으로 전시장과 로비, 벽 뒤, 고미술품 사이 등 미술관 곳곳에 작품을 배치해 관객이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작품을 마주하는 감각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우성 ‘집으로 가는 길에’ [갤러리현대 제공]

이우성 ‘집으로 가는 길에’ [갤러리현대 제공]



“미리 발견”…한국 신진 작가 전시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신진 작가들을 발견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갤러리현대는 이우성 작가와 함께하는 첫 개인전을 3월 개최한다. 그는 ‘생활과 미술’이라는 주제로 드로잉, 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그리는 행위의 의미와 그림의 표현 가능성을 실험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억 속 ‘풍경’을 주요한 모티브로 삼는 작업 세계의 확장을 보여주며, 한국 풍경이 갖는 고유한 정서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청장년의 삶과 주체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최근 주목받는 청년 회화 작가 강철규의 개인전을 5월 선보인다. 작가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처음 개최하는 이번 개인전에서 다양한 규모의 신작 회화를 선보인다. 기억과 상상을 중첩해 서사를 구축하고, 심상을 화면 위 형상으로 재현한다.

연말에는 스페이스 이수에서 만 35세 이하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2026 스페이스 이수 오픈콜’ 전시가 열린다.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신진 작가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공모를 통해 세 명(팀)의 신진 작가를 선정, 큐레이터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의 작업과 개최할 전시에 대한 심층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계획이다.

데미안 허스트 ‘신의 사랑을 위하여’ [데미안 허스트.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데미안 허스트 ‘신의 사랑을 위하여’ [데미안 허스트.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에서 만나는 데미안 허스트·티노 세갈

그동안 한국에선 보기 힘들었던 해외 유명 작가들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영국 시각미술가 데미안 허스트 전시는 벌써부터 관람객들의 기대를 모으는 행사 중 하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3월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업 전반을 아우르며 죽음과 영생, 과학·의학에 대한 인간의 믿음과 욕망, 예술 가치와 시장 논리 등 작가가 탐구해 온 핵심 주제를 조명한다. 죽은 동물을 포름알데히드 수조에 담은 ‘자연사’ 연작, ‘신의 사랑을 위하여’ 등의 대표작을 비롯해 ‘벚꽃’ 연작 이후의 미공개 최신작이 소개된다.

‘연출된 상황’을 통해 관객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작업을 선보이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티노 세갈의 국내 첫 개인전도 내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의 25년에 걸친 작품 세계를 종합하는 신작과 함께 리움 소장품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해 만든 장소 특정적 라이브 작업이 포함될 예정이다.

타데우스로팍 서울은 20세기 후반 독일 미술의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한 신표현주의 대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개인전을 8월에 선보일 계획이다.

갤러리현대에선 5월 캐서린 브래드포드의 국내 첫 개인전을 마련한다. 빛으로 가득 찬 추상적 색면 안에 상징과 은유, 심리적 밀도가 높은 인물화를 선보여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취약함과 회복력, 유머가 공존하는 정서를 담아낸 대표작과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미국의 원로 여성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인 린 허쉬만 리슨의 60여 년 작업을 폭넓게 조망하는 개인전을 10월 개최할 예정이다.

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