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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없는 R&D는 위험하다"

아시아경제 김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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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없는 R&D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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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 'R&D 실패' 정의·자산화 논의…도전적 연구 촉진 제도 모색
"실패를 용인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한국 국가 연구개발(R&D) 시스템의 근본 구조를 다시 묻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성과 중심 평가 속에서 '낮은 실패율'이 미덕처럼 작동해 온 한국 R&D가 과연 도전적 연구에 적합한 구조인지, 실패를 어떻게 정의하고 축적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6일 오전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R&D 실패란 무엇인가: 정의·책임·미래 설계'를 주제로 제247회 한림원탁토론회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실패를 '관리 대상'이 아닌 '학습과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문화적 쟁점을 다각도로 짚는다.
토론회 웹초청장 : R&D 실패란 무엇인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토론회 웹초청장 : R&D 실패란 무엇인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과학은 실패에서 작동한다"

기조 강연은 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 미국 컬럼비아대 생물학·신경과학과 교수가 맡는다. 파이어스타인 교수는 '실패, 과학은 왜 이토록 성공적인가'를 주제로, 과학의 진보가 '무지(ignorance)'에서 출발해 왔으며 실패는 과학이 작동하는 본질적 방식임을 강조할 예정이다.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시스템이 오히려 과학의 성공 가능성을 낮춘다는 역설도 함께 제시한다.

주제발표에서는 염한웅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물리학과 교수(IBS 연구단장)가 한국 R&D에서 반복돼 온 '실패 담론'의 구조적 한계를 짚는다. 염 교수는 한국 R&D가 실패를 회피하고 있다는 인식 자체가 왜곡된 수치 해석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며, 진짜 문제는 실패를 지식과 데이터로 축적해 정책과 연구 설계에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에 있다고 지적할 계획이다.

평가·학습·사업화까지…실패를 연결하다

종합토론은 홍성욱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정동 서울대 교수,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데일리뉴스팀장이 패널로 참여한다. 도전적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평가 구조, 실패의 학습화, 연구와 사업화의 연결, 정책과 사회적 소통 방식 등이 핵심 쟁점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정진호 한림원장은 "이번 토론회는 실패를 포함한 연구 과정을 어떻게 설계하고, 그 결과를 국가의 지식·정책 자산으로 축적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리"라며 "성과 중심 논의를 넘어 도전적 연구가 가능한 평가제도와 연구문화의 방향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림원은 앞으로도 국가 R&D의 목표와 학습 구조를 재점검하는 공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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