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김민재 코치님 아닌가요?"
지난 해 롯데의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하며 리그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던 내야수 전민재(29)는 시즌 초반 4할대 맹타로 규정타석에 진입, 타격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더니 오랜 기간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면서 '3할 유격수' 탄생에 관심이 쏠렸다.
시즌 중반이었다. 전민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롯데에서 3할 타율을 쳤던 유격수'가 주제로 나오자 대뜸 "김민재 코치님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민재 롯데 드림팀 총괄코치는 현역 시절이던 2001년 105경기 타율 .301 101안타 2홈런 37타점 6도루를 기록했는데 미세한 차이로 규정타석 진입에 실패, 롯데 최초 3할 타율 유격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기지 못했다.
그럼에도 전민재는 김민재 코치의 이름을 꺼냈다. "혹시 김민재 코치가 3할 타율을 쳤던 것을 알고 말한 것이냐"라는 취재진의 말에 전민재는 "그건 몰랐다. 다만 롯데의 유격수하니까 김민재 코치님이 생각났다"라고 답했다.
전민재의 머릿 속에도 롯데를 대표했던 유격수로 김민재 코치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이다. 1991년 롯데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민재 코치는 1992년 정규시즌에서 83경기를 치르는 등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가 되기는 했으나 당시 주전 유격수는 박계원이었다.
이듬해부터 서서히 롯데 내야진의 한 자리를 파고든 김민재 코치는 견실한 수비력으로 1995년과 1999년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며 오랜 기간 롯데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특히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연장 11회초 극적인 결승타를 터뜨리며 명승부의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마침내 2001년 '비공식'이었지만 생애 첫 3할 타율을 마크한 김민재 코치는 FA를 통해 SK로 이적했고 2003년 SK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며 팀 전력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평가받았다.
SK에서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김민재 코치는 또 한번 FA 권리를 행사했고 이번엔 유격수 구인난에 시달렸던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2006년 김민재 코치가 합류하자마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그렇게 김민재는 또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롯데, SK, 한화를 거치면서 모두 한국시리즈라는 무대와 함께했던 것이다.
그만큼 내야 전체를 지휘하는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 선수였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민재 코치는 2009시즌을 끝으로 선수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2113경기 타율 .247 1503안타 71홈런 607타점 174도루.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했던 김민재 코치는 지난 2024년 친정 롯데로 돌아왔으나 개막 엔트리에서 이름이 빠져야 했다. 담관암 투병으로 인해 자리를 비워야 했던 것. 이후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라는 이야기도 들렸으나 끝내 병세가 악화되면서 14일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김민재 코치는 암 투병 중에도 코치직을 내려놓지 않고 현장에서 후배들과 함께하고자 했다. 향년 53세. 한창 지도자로 그라운드를 누벼야 할 나이이지만 하늘은 야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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