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베선트, 원화 약세에 이례적 구두개입
대미 투자 이행 과정에서 과도한 원화 약세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사전 교감 가능성도”
대미 투자 이행 과정에서 과도한 원화 약세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사전 교감 가능성도”
“외환당국 원/달러 환율 방어선 1480선 예상”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한국 원화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인다며 이례적인 구두 개입에 나섰다. 시장에선 외환시장 불안으로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올해부터 연간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본격 이행돼야 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원화 가치 하락은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어 한국 외환당국과의 공조에 나선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구윤철(오른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한국 원화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인다며 이례적인 구두 개입에 나섰다. 시장에선 외환시장 불안으로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올해부터 연간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본격 이행돼야 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원화 가치 하락은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어 한국 외환당국과의 공조에 나선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이날 미 재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지난 12일 미국을 방문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최근 원화가치 하락에 대해 “한국의 강력한 펀더멘털(경제 기초 여건)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한국의 강력한 경제 성과가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적인 파트너로 만든다”고 했다. 이 같은 ‘구두 개입성’ 메시지는 미 재무부가 과거에는 주로 원화가치의 ‘의도적 약세’를 경계했던 사실에 견줘봐도 이례적이다.
통상 미국 재무장관이 타국의 통화 가치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경우는 해당 국가가 의도적으로 통화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양측이 만난 지 이틀 만에 나온 메시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 정부와 사전 교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5일(한국 시각) 새벽 2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9.70원 내린 1464원에 거래를 마쳤다. 10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이다. 14일 주간 종가(1477.5원)와 비교하면 13.5원 내렸다. 뉴욕장에 1476원 안팎으로 진입한 환율은 베선트 장관의 구두개입 이후 1462원까지 떨어지다 낙폭을 줄였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국내 외환당국이 과도한 원화 약세 쏠림을 막기 위해 직·간접적인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한국 정부의 원화 약세 방어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미 경제 협력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대미 투자 이행 과정에서 환율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상황은 양국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것이다.
같은 시기 일본 역시 외환시장에 대한 구두개입에 나섰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중의원 해산 기대감이 맞물리며 이른바 ‘다카이치 총리 랠리’로 엔화 약세가 빨라지자 일본 재무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엔/달러 환율 관련 “투기적 움직임을 포함해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며, 우리는 우려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급격한 환율 변동이 경제적 펀더멘털과 괴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의 연이은 구두개입이 원화와 엔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세를 일시적으로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한·미·일 재무장관의 구두개입으로 원화와 엔화가 추가로 급락할 경우 직접적인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원/달러는 1480원, 엔/달러는 160엔 수준은 각국 정부의 중요한 환율 방어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