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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환율 급등하자, 벌어지는 ‘딜링룸 전쟁’

조선일보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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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환율 급등하자, 벌어지는 ‘딜링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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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공격 유보, 국제유가 5% 급락
각 은행 수십억 원 들여 공사, 로고 부각시켜 외환 전문성 홍보 노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덩달아 주목받는 곳이 있다. 바로 은행과 증권사들이 구축해 놓은 ‘딜링 룸(dealing room)’이다. 딜링룸은 금융 시장의 실시간 거래와 의사 결정, 위험 관리를 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주가와 환율이 표시되는 전광판도 여기에 들어가 있다.

최근 들어 금융사들은 서로 자신들의 딜링룸을 조금이라도 더 외부로 노출시키기 위해 수십억 원을 들여 공사를 하는 등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표시가 나오고 있다.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7.85(1.47%) 포인트 상승한 4,692.6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0.83p(0.09%) 하락한 948.98로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5.3원 오른 1473.7원에 마감했다. 2026.1.13/뉴스1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표시가 나오고 있다.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7.85(1.47%) 포인트 상승한 4,692.6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0.83p(0.09%) 하락한 948.98로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5.3원 오른 1473.7원에 마감했다. 2026.1.13/뉴스1


오랜 기간 국내 금융 시장에서 딜링룸은 하나은행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하나은행이 합병한 외환은행이 과거 외환 거래를 주로 담당했고, 딜링룸에 공을 들여 왔기 때문이다. 증시가 급등하거나 폭락하는 날이면 언론들은 대체로 하나은행 딜링룸에 가서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촬영해 보도했다.

신한은행 전광판

신한은행 전광판


그런데 최근 들어 다른 은행들도 노출 빈도를 늘리기 위해 적극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서울 여의도 본점에 딜링룸을 두고 있다. 2018년에 80억여 원을 들여 각종 장비와 통신, 환율 시스템 등을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다만 언론사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 있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이 때문에 매일 장 개시 직후 시초가와 장 마감 후 종가 이미지를 촬영해 신속히 배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연말 공사를 통해 서울 중구 본점 1층에 전광판을 설치했다. 신한은행은 본점 2층에 딜링룸을 두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다는 판단에 따라 영상 촬영 기자 등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수십억 원을 들여 1층에 전광판을 설치했다.


국민은행 전광판

국민은행 전광판


우리은행도 작년 8월에 본점 10층에 있는 딜링룸 전광판 공사를 했다. 은행의 상징색인 파란 바탕에 주가와 환율 등이 표시되도록 했다. 또 사진이나 영상 촬영 기자들의 출입 절차가 불편하다는 얘기가 들리자, 절차를 최대한 간편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최근에는 본점 로비에도 전광판을 설치해서 노출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2024년 4월 과거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 있던 딜링룸을 근처 하나은행 본점으로 이전했다. 본점 4층과 5층 공간을 뚫어서 총 2095㎡(약 634평)에 126석의 국내 최대 규모 딜링룸을 구축했다. 이 공사에 수십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 가운데 24시간 트레이딩 업무가 가능한 딜링룸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700선을 돌파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전 거래일 대비 30.46포인트(0.65%)상승한 4,723.10을 나타내고 있다. 2026.1.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700선을 돌파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전 거래일 대비 30.46포인트(0.65%)상승한 4,723.10을 나타내고 있다. 2026.1.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은행들이 딜링룸에 공을 들이는 것은 외환 관련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 외환 거래액은 2023년 304억2000만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 394억9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로고가 들어간 딜링룸이 노출되면 그만큼 외환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딜링룸을 한 번 구축해 놓으면 큰 추가 비용 없이 홍보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며 “하나은행에 맞서 나머지 은행들이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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