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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기대감 뚝···美장기채 ETF 뭉칫돈 썰물

서울경제 정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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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기대감 뚝···美장기채 ETF 뭉칫돈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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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장 20년 국채 상품 2조원 넘게 빠져나가
국내도 환헤지 부담 커 투자 심리 급속 냉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미국 장기 국채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이탈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장기 금리가 고점 부근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자 금리 하락에 대한 방향성 베팅이 필요한 초장기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14일 ETF체크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장기 국채 ETF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16억 7800만 달러(약 2조 1814억 원)가 순유출됐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들어 4.8%대에서 등락을 이어가며 뚜렷한 하락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4.6%대이던 금리는 연초 4.8% 후반까지 오른 뒤 고점 부근에서 횡보하는 중이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하락하는 구조인 만큼 장기 금리 하락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초장기 국채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에서는 573억 원,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에서도 228억 원이 각각 빠져나갔다. 낮아진 금리 인하 기대감에 더해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서 환 헤지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금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국내 증시도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장기 국채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단기·우량채 중심의 채권형 ETF로는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에는 884억 원, ‘KODEX 26-12 금융채(AA-이상)액티브’에는 702억 원이 순유입됐다. 이 밖에도 RISE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356억 원), 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230억 원), KODEX 단기채권PLUS(365억 원) 등 단기·우량채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렸다.

시장에서는 이달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사실상 확정적인 가운데 올해 첫 금리 인하 시점 역시 6월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거나 일부 항목에서 하회했지만 이를 계기로 연준이 조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2월 CPI는 1월 연준의 금리 동결 확률을 낮출 정도의 서프라이즈 수준은 아니었다”며 “미국 물가가 사실상 2% 중반대의 이른바 ‘중물가’ 구간에 안착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 자체는 연준의 금리 정책에 여전히 고민거리”라고 짚었다.


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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