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많은 것을 바꾸고 있지만, 지식재산(IP) 업무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AI는 검색과 분석, 번역 등에서 놀라운 효율성을 보여주지만, 결국 고객의 사업을 이해하고 그 맥락에서 최선의 보호 전략을 세우는 것은 사람의 몫입니다.”
특허법인 신세기의 석순용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990년 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35년간 상표·디자인·저작권 분야에서 수십만 건의 업무를 처리해 온 지식재산(IP) 전문가다.
삼성전자, SM엔터테인먼트, 콘텐츠웨이브 등 굵직한 기업들의 IP 역사를 함께 써왔다.
석순용 특허법인 신세기 COO |
특허법인 신세기의 석순용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990년 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35년간 상표·디자인·저작권 분야에서 수십만 건의 업무를 처리해 온 지식재산(IP) 전문가다.
삼성전자, SM엔터테인먼트, 콘텐츠웨이브 등 굵직한 기업들의 IP 역사를 함께 써왔다.
그는 35년간 일하면서 IP 업무의 핵심을 '디테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따뜻한 전문가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볼 때 비로소 최선의 해결책이 나온다는 것이다. AI는 이러한 인간적 판단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AI 시대일수록 '감성'과 '사람'을 중심에 둔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했다.
지난해 새롭게 도입된 IP 중개사 제도에 대해선 제도가 이러한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춘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한다면, IP 거래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35년간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정당한 권리자에게 상표를 되찾아줬을 때입니다. 반대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타인의 상표를 훔쳐 이득을 취하려는 시도를 볼 때였다”면서 “IP 중개사 제도가 성공하려면 기술적 전문성만큼이나 윤리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석 COO는 그러면서 “새로 발족한 지식재산처가 IP 중개사 등 새로운 전문 인력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모니터링과 함께 건전한 IP 거래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식재산처가 △기업과 스타트업의 해외 IP 보호를 위한 실질적 지원 강화 △업계 종사자간 건전한 거래 질서 확립 등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격 경쟁으로 질서가 흔들리면 결국 고객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만큼 지식재산처가 이러한 불건전한 관행을 근절하는 데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35년간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흑산도 홍어 컨설팅'을 할 때라고 회상했다. 당시 특허청 지원사업으로 진행했는데, 허영만 작가의 '식객'을 보면서 홍어를 깊이 연구했다. 그때 시도했던 마케팅 전략은 '소고기보다 비싼 홍어' VVIP 마케팅이었다. 브랜드도 만들고, 포장 디자인도 하고, 마케팅 전략도 수립하면서 참 재미있게 일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흑산도와 목포에 계신 중개인 분들, 식당 주인 할머니까지 모든 분이 감사해 하셨다”면서 “그 모습을 보며 IP와 브랜딩의 진정한 가치는 서로가 감사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고, 그런 기회가 또 온다면, 서로 감사하는 브랜딩을 다시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후배들에게 “IP 업무는 고도의 전문 지식을 요구하지만, 그 고도화의 중심에는 '감성'과 '사람'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술과 제도는 계속 변하지만, '사람'과 '배려'를 중심에 두는 자세는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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