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흑백요리사 애니 20시간 만에 AI로 뚝딱…일본에선 AI 만화 상업화

이데일리 이소현
원문보기

흑백요리사 애니 20시간 만에 AI로 뚝딱…일본에선 AI 만화 상업화

속보
국제유가, 트럼프 "이란서 살해중단" 언급에 급락전환…WTI 2%↓
전문가 수개월 작업을 개인이 하루 만에…AI가 바꾼 제작 공식
플랫폼 1위까지 나온 일본 AI 만화, 상업성 논쟁은 이미 끝
한국은 ‘두려움’, 일본은 ‘전략’…AI 대응 격차 벌어진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최근 웹툰·AI 업계에선 ‘흑백요리사2’를 재해석한 2분짜리 애니메이션 오프닝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작사인 넷플릭스가 아닌 일반인 크리에이터가 인공지능(AI) 도구만으로 셰프들의 요리 대결을 액션 장면처럼 연출해 완성도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영상을 만든 유튜브 채널 ‘스풉(SPOOP)’ 운영자는 14일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AI 개발자나 영상 전공자가 아니라 한의대생”이라며 “취미로 독학한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나만의 스토리를 더했고, 20시간 만에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지 생성 AI ‘나노 바나나’로 캐릭터를 만든 뒤 ‘소라’와 ‘클링’ 같은 영상 생성 AI로 5~10초 단위 컷을 제작하고, 이를 ‘프리미어 프로’로 편집했다”며 “배경음악도 생성형 AI인 챗GPT를 활용해 작사·작곡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번 결과물이 단순 이미지 나열을 넘어 서사와 시청자 반응을 함께 녹여낸 2차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콘텐츠 시장에서 AI의 ‘실전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풉 운영자는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AI로 영상을 만들어 왔는데 기술 발전 속도를 체감한다”며 “AI 콘텐츠는 웹툰·예능 등 원작으로 독자를 유입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바이럴 리뷰’ 도구로 확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흑백요리사2 애니메이션 오프닝 ‘MOVING ON’ 영상 중 일부 화면(사진=유튜브 스풉 채널 갈무리)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흑백요리사2 애니메이션 오프닝 ‘MOVING ON’ 영상 중 일부 화면(사진=유튜브 스풉 채널 갈무리)


일본, AI로 불법복제 대응·제작 효율화

이처럼 숙련된 전문가 수십 명이 수개월간 매달려야 할 작업물을 비전공자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웹툰업계도 AI 흐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만화 강국’ 일본에선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일본 문화청은 연간 8조5000억 엔(약 79조원)에 달하는 불법 복제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AI 번역 기술을 장려하고 자동 추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제작 현장에서도 AI 도입이 활발하다. 일본 지상파 MBS에선 작년 95%가량 AI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트윈스 히나히마’가 방영되며 중소 제작사도 상업적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원피스’ 제작사인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AI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스토리보딩, 채색, 동화 작업에 AI를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AI 만화는 독자에게도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 최대 디지털 만화 플랫폼 ‘코믹 시모아’에서는 AI 만화 ‘아내여, 나의 연인이 되어주지 않겠습니까?’가 종합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상업성을 증명했다.

일본 유명 만화 작가이자 편집자인 이시바시 카즈아키는 X에 “독자들은 AI 제작 방식보다는 만화의 내용에 더 집중한다”며 “만화 작가들이 오히려 이런 창작 과정에 더 신경 쓰고 있을 뿐, 올해 AI 생성 만화가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국내 이용자 AI 도입 기대감 높지만…업계는 ‘신중’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AI 콘텐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AI 도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용자는 12.5%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생산성 향상(43.7%)과 실험적 장르의 등장(19.8%) 등을 기대 효과로 꼽았다.

반면 국내 웹툰 업계는 저작권 침해 우려와 독자들의 반감 등을 이유로 AI 활용에 신중한 입장이다. 대형 웹툰 제작사들이 주저하는 사이 연 매출 10억 미만의 영세 사업자들의 AI 활용 경험(48.8%)은 오히려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웹툰업계 관계자는 “디즈니가 오픈AI와 협력하고 일본 정부가 AI를 적극 지원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한국 웹툰·만화 산업계도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한 미래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