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美 소고기 관세 0% 됐는데…가격은 왜 오르나

헤럴드경제 박연수
원문보기

美 소고기 관세 0% 됐는데…가격은 왜 오르나

서울맑음 / -3.9 °
새해 관세 전면 철폐에도 상승세
미국내 공급부족·환율 부담 겹쳐
“올해, 지난해보다 상승 가능성 커”
대형마트, 산지 다변화·할인 대응
서울의 한 대형마트 미국산 소고기 판매대.  [연합]

서울의 한 대형마트 미국산 소고기 판매대. [연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올해부터 미국산 소고기가 ‘무관세’로 들어오고 있지만, 가격 부담은 여전하다. 미국산 소고기 물량 부족과 원/달러 환율 강세가 겹치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소고기·우유·감귤 등 미국산 농축산물 45종의 관세가 전면 철폐됐다. 이는 2012년 발효된 한·미 FTA에 따른 단계적 관세 인하 조치다. 미국산 소고기 관세율은 FTA 체결 당시 40%에 달했지만, 매년 2.6%포인트씩 인하돼 14년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관세 조정으로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 하락 기대가 높지만,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미국산 수입 소고기 갈비 소비자가격은 100g당 4545원으로, 전년 동월 4371원 대비 3.9% 비싸다. 전월과 비교해도 1.2% 올랐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환율 상승과 공급가 인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올해 미국산 소고기 가격은 작년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내 도축 물량 감소로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세계육류지수도 지난해 9월 최고치 경신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전년 대비 여전히 비싼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유엔 FAO(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육류가격지수는 123.6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다.

업계는 현지 공급 부족으로 관세 철폐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통상 실제 송아지가 비육되고 도축되는 ‘비육우’ 도축 평균 연령은 17개월이 걸린다. 평균 3년 주기로 가격 사이클이 형성되는데 이상기후와 사육비 증가, 개체 수 조절 등으로 미국 내 사육두수가 줄면서 공급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소고기 도축두수는 47만4000두로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6.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470원대까지 오르며 수입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도 수요를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라 관세 0%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소고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44.6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8.0% 상승했다.


대형마트는 원산지 다변화와 할인 행사로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아일랜드산 소고기 신규 상품을 도입하며 산지 다변화에 나섰다. 아울러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판매용 냉동육 상품을 5~6개월 전 사전 확보·비축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캐나다산 안창살을 신규 도입해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주산 소고기를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캐나다산 소고기 품목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박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