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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말하듯 풀어대다 보면 어느새 특별한 스토리텔러 되죠"

이데일리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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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말하듯 풀어대다 보면 어느새 특별한 스토리텔러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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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글쓰기는 인간만의 영역
'육하원칙'으로 완성도 높여야
글쓰기는 육안·심안 결합 작업
AI 시대일수록 소통·공감 중요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키워드 몇 개만 있으면 인공지능(AI)이 소설, 에세이, 실용서 등을 단시간에 그럴듯 하게 써주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글쓰기’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AI시대 공감 글쓰기’의 저자 남궁 덕 성균관대 겸임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AI시대 공감 글쓰기’의 저자 남궁 덕 성균관대 겸임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AI시대 공감 글쓰기’의 저자인 남궁 덕 성균관대 겸임교수는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재료로 하나의 ‘소(小)우주’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글쓰기는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보고 듣고 느낀 걸 ‘주절주절’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데서 시작된다”며 “책을 따라가며 글쓰기를 연습하다 보면 남들과 다른 특별한 스토리텔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하원칙은 만병통치약”

책은 AI 시대에도 글쓰기가 인간 고유의 사고 영역임을 강조하며, 글쓰기의 기본기를 다져주는 안내서다. 각자의 관점과 감성을 바탕으로 ‘차별화한 글쓰기’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제시한다.

남궁 교수는 “글을 쓰는 사람은 늘 인류사의 주역이었다”고 말했다. ‘권위(authority)’라는 단어가 ‘저자(author)’에서 비롯됐듯, 좋은 글을 쓰는 이는 큰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는 것이다. 남궁 교수는 글쓰기를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듯 구성하는 ‘모듈(module) 방식’에 빗대 설명한다.

제목과 소제목으로 구조를 먼저 세운 뒤, 문단을 각각 하나의 독립된 모듈처럼 설계해야 글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육하원칙’(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왜·어떻게)을 글을 정리하는 도구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육하원칙은 글의 설득력을 높이는 ‘만병통치약’에 가깝다”고 말했다.

글쓰기를 ‘육안’(肉眼)과 ‘심안’(心眼)을 결합한 작업으로 풀어내기도 했다. 육안이 보이는 세계를 관찰해 사실과 감각을 포착하는 눈이라면, 심안은 그 이면에 숨은 감정과 맥락을 읽어내는 ‘마음의 눈’이다. 남궁 교수는 “육안이 글의 바탕을 만들고 심안이 깊이를 더해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며 “두 시선이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글이 된다”고 부연했다.


‘AI시대 공감 글쓰기’ 저자 남궁 덕 성균관대 겸임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AI시대 공감 글쓰기’ 저자 남궁 덕 성균관대 겸임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공감 글쓰기, AI가 대체 불가”

남궁 교수는 30여 년간 언론계에 몸담아온 베테랑 언론인이다. 한국경제신문과 월간 ‘머니’ 편집장을 거쳐 이데일리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언론계를 떠난 뒤에는 포항공대와 성균관대에서 ‘창의적 글쓰기’와 ‘스피치와 토론’을 강의하고 있다.

그렇기에 가짜 뉴스가 판치는 오늘날의 현실이 누구보다 안타깝다. 정치·경제적 이익, 확증편향에 의해 빠르게 확산하는 가짜뉴스들이 감정과 믿음을 자극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 남궁 교수는 “가짜 뉴스를 걸러내려면 출처 확인 등 기본적인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면서 “직접 글을 써본 사람일수록 글의 의도와 구조를 읽어낼 수 있어 가짜 뉴스에 휘둘릴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남궁 교수는 수업에서 학생들과 1 대 1로 30분씩 면담하며 각자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 현재 대학교 졸업반 학생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사춘기를 보냈고, 이제 AI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다. 그는 “파편화된 세대답게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며 “AI가 닿지 못하는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공감 글쓰기가 더욱 주목받을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소통의 부재가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 병리로 ‘쓸데없는 자신감’과 ‘자기 비하’를 지적했다. 경제·젠더·장애·지역 문제로 사회가 쪼개지면서 대화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남궁 교수는 ‘시(詩)를 배우면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물을 잘 볼 수 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좋은 글을 쓰는 사람과 그 글을 읽는 이들이 함께 늘어날 때 사회는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