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反정부 시위]
‘담뱃불 영상’ 사흘새 630만 조회… 美 거주 이란 여성 ‘모나’ 인터뷰
‘담뱃불 영상’ 사흘새 630만 조회… 美 거주 이란 여성 ‘모나’ 인터뷰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일어난 이란 반정부 시위에서 한 이란인 여성이 이란 왕정복고 깃발 앞에 서서 담뱃불에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인스타그램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한 이란인 여성은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대규모 이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모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그는 시위 현장에서 펄럭이는 이란 왕정 국기 앞에 서서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에 붙인 불로 담배를 태우는 모습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사흘 만에 조회수 630만회를 돌파했다.
12일 본지와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눈 모나는 “이란인 여성으로서, 이제 침묵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생각에 퍼포먼스에 참여했다”고 했다. 히잡을 강요받고 흡연을 금지당했던 이란 여성들이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우는 ‘담뱃불 퍼포먼스’는 이란 사회에 대한 변화 요구와 함께 47년 신정 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단적으로 드러내 이번 이란 시위의 상징이 됐다. 각국 시위 현장에서 같은 모습으로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우는 시위 참가자들의 사진은 소셜미디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모나는 “권위의 상징인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우는 건 공포와 복종을 거부하는 의미”라면서 “신체와 목소리, 그리고 일상을 수십 년 동안 통제받은 이란 여성들이 자율권을 되찾으려는 의지를 상징한다”고 했다.
모나는 “이란 현지에 있는 사람들은 상당 수준의 위험을 안고 심각한 억압에 저항하고 있고, 이란 밖에 있는 우리들은 큰 좌절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란 현지에 가족과 친구들이 있지만 이란 정부가 전파 신호 교란에 나서면서 연락도 어려워졌다. 아주 잠시 인터넷이 연결될 때를 틈타 현지 소식을 전달받는다. 모나는 “매우 긴 침묵 뒤에, 생사만 알 수 있을 정도의 아주 짧은 메시지만을 전달받기도 한다”면서 “이런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니 마음이 탈진한 상태”라고 했다.
모나는 “힘을 앞세운 정부가 정치적 이익을 인권보다 앞세우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큰 상실감이 든다”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 탓에 신원을 밝히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란 정부에 대해 바라는 바를 묻자 그는 “간단하고 매우 기초적인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시민들을 향한 폭력을 끝내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공포 없이 살아가고, 옷을 입고, 말할 자유를 보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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