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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장애·비장애 경계 허문다... 게임 접근성에 띄운 '파랑 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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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장애·비장애 경계 허문다... 게임 접근성에 띄운 '파랑 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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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플레이버디 사례 발표를 하는 게임 플레이어 '주디'

함께하는 플레이버디 사례 발표를 하는 게임 플레이어 '주디'


#게이머 '씨케이(iick)'는 몸은 불편하지만 리듬 게임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자랑한다. 퍼즐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샐리'는 게임을 통해 사회적 교류를 넓히며 스스로 e스포츠 선수로 등록했다. 디자이너 출신의 '주디'는 희소병으로 멈춰 있던 시간이 게임을 계기로 다시 흐르기 시작하며 고립에서 벗어났다.

이들은 모두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최초로 3년간 진행해 온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 보조기기 지원사업 '함께하는 플레이버디'를 통해 변화를 맞이한 사례다. 플레이버디는 2025년 누적 기준으로 총 96명의 장애인에게 608대의 게임 보조기기를 지원하며 게임을 매개로 일상 회복과 사회 참여 가능성을 넓혀왔다.

함께하는 플레이버디 핵심은 단순한 기기 지원을 넘어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다시 설계했다'는 점이다. 장애 유형과 생활 환경, 선호 장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맞춤형 게임 보조기기를 제공하고 전문가가 직접 사용 환경을 세팅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기기 전달 이후에도 사용 훈련과 만족도 조사를 병행하며 지속적인 개선을 이어갔다.

보조기기 지원과 기술 자문을 맡은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는 인간, 활동, 보조공학,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HAAT 모델을 적용했다. 단순히 '조작이 가능한가'를 넘어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한지, 피로도는 어떤지, 사회적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까지 설계 범위에 포함했다.

권성진 지원센터 실장은 “게임 접근성은 특정 기기를 하나 더 얹는 문제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장애인의 신체 조건과 주거 환경, 플레이 목적을 함께 분석해야 실제로 지속 가능한 게임 경험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함께하는 플레이버디

함께하는 플레이버디


사례자들은 게임을 다시 할 수 있게 되면서 생활 리듬이 회복되고 타인과의 관계가 복원됐다. 은둔 생활을 하던 씨케이는 게임 대회 참가와 유튜브 활동으로 사회와 다시 연결됐고 주디는 게임을 중심으로 재활과 창작 활동을 병행하는 일상 루틴을 만들었다. 샐리는 게임을 계기로 e스포츠 선수 등록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국립재활원은 이러한 변화를 '여가의 회복'이 아닌 '삶의 질 전환'으로 해석했다. 은선덕 국립재활연구소 연구원은 “장애인의 문화·여가 향유권은 치료 이후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정신 건강과 사회 참여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민간의 기술 실험이 제도와 정책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연구와 자문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함께하는 플레이버디는 기업 단독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업·비영리·공공·전문기관이 역할을 분담한 협력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사업 기획과 운영을 맡은 아름다운재단은 기업 재원과 현장 기술, 공공 자문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했다.

행사 현장에서는 휠체어 트레드밀 '휠리엑스'를 개발한 캥스터즈 김강 대표의 발표도 주목받았다. 김 대표는 게임 요소를 결합한 운동 기기가 재활을 넘어 e스포츠와 직업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며 '피지컬 e스포츠'라는 새로운 생태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우리가 당연하게 즐기는 게임이 누군가에게는 접근 자체가 어려운 경험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지난 3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디지털 환경 전반에서 접근성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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