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기온 오르며 얼음 녹고 축제는 매년 연기·취소 반복
스키장 영업일 줄며 경영난···기후 적응형 관광 전략 시급
스키장 영업일 줄며 경영난···기후 적응형 관광 전략 시급
[최종수 환경칼럼니스트]겨울축제는 추운 날씨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 산업이다. 얼음이 얼고 눈이 쌓인 곳에 사람이 모이고 그로 인해 먹거리·숙박·교통 등 지역경제 전반이 활기를 띤다. 하지만 겨울축제의 주요 무대인 강원도는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따뜻한 겨울’에 비상이 걸렸다. 1997년 시작한 국내 겨울축제의 원조격인 인제 빙어축제는 올해도 열리지 못했다. 2024년부터 3년 연속 취소됐다. 평창 송어축제 역시 2024년에 이어 올해도 개막이 일주일 이상 늦춰졌다. 과거 이상 고온으로 개막이 연기됐던 화천 산천어축제는 다행히 정상 개최 소식을 전했다. 축제를 준비하는 지자체들은 말 그대로 매년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기상 이변으로 보기 어렵다. 기상청의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2025)에 따르면 지난 113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약 1.6도 상승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겨울의 실종이다. 과거(1912~1940)와 최근(1995~2024)의 30년간 데이터를 비교하면 겨울의 길이는 109일에서 87일로 22일 줄어들었다. 겨울의 시작 시점도 12월 11일에서 12월 23일로 12일이나 늦어졌다. 겨울이 늦게 오고 빨리 가는 변화가 분명해지고 있다.
평균기온 상승보다 더 큰 문제는 겨울 날씨를 예측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겨울철 추위의 강도와 시기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한파와 영상권의 포근한 날씨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변동성이 크게 커졌다. 기후변화는 겨울을 단순히 ‘덜 추운 계절’이 아니라 ‘계획할 수 없는 계절’로 바꿔놓고 있다.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을 앞두고 눈조각 조성이 한창이다.(사진=화천군) |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기상 이변으로 보기 어렵다. 기상청의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2025)에 따르면 지난 113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약 1.6도 상승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겨울의 실종이다. 과거(1912~1940)와 최근(1995~2024)의 30년간 데이터를 비교하면 겨울의 길이는 109일에서 87일로 22일 줄어들었다. 겨울의 시작 시점도 12월 11일에서 12월 23일로 12일이나 늦어졌다. 겨울이 늦게 오고 빨리 가는 변화가 분명해지고 있다.
평균기온 상승보다 더 큰 문제는 겨울 날씨를 예측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겨울철 추위의 강도와 시기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한파와 영상권의 포근한 날씨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변동성이 크게 커졌다. 기후변화는 겨울을 단순히 ‘덜 추운 계절’이 아니라 ‘계획할 수 없는 계절’로 바꿔놓고 있다.
겨울축제의 존립을 직접 위협하는 지표는 겨울철 최저기온이다. 30년 전인 1985년 강원도 영서 지역의 겨울철 최저 평균기온은 영하 6.6도였지만 지난해에는 영하 3.2도로 크게 올랐다. 얼음은 단기간의 한파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일정 수준 이하의 기온이 며칠간 지속해야 하천과 저수지가 충분히 결빙된다. 그런데 최저기온이 높아지고 영하권 유지 기간이 짧아지면서 얼음은 형성되기도 전에 녹아버린다. 겨울축제가 매년 연기와 취소를 반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겨울 관광산업의 또 다른 축인 스키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2010년대 초반 약 700만 명에 달하던 방문객 수는 최근 300만~400만 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전국 스키장은 평균 100일 정도 운영했고 길게는 140일까지 문을 열었다. 그러나 지난해 대부분 스키장의 영업일은 80~90일에 그쳤다. 10년 새 평균 영업 일수가 약 15% 줄어든 셈이다. 그 결과 국내 스키장 19곳 중 6곳이 휴업 또는 폐업 상태다. 남양주 스타힐리조트, 용인 파인리조트, 포천 베어스타운 등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인공 제설 비용이 급증하면서 경영난이 심화한 결과다.
이제는 기후변화에 맞춰 기존의 겨울축제 방식을 재설계할 때다. 전문가들은 얼음과 눈에만 의존하는 단기 축제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사계절 운영이 가능한 관광 콘텐츠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겨울 기온이 상승할수록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체험형 축제의 지속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자연환경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기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겨울축제를 포기하자는 뜻이 아니라 달라진 기후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축제를 이어가기 위한 제안이다.
날씨는 더 이상 통제 가능한 변수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과거의 겨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아니라 달라진 겨울을 전제로 한 적응 전략이다. 지난 100년의 기후 자료가 보여주듯 겨울은 이미 변했다. 이제 선택은 우리에게 달렸다. 변화를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겨울을 설계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