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알파벳 주가 66% 껑충… 애플, 10% 상승 그쳐
스마트폰 중심 혁신보다 'AI 구조적 우위' 경쟁 중요
미국 S&P500 상위 6대기업 시가총액/그래픽=김현정 |
뉴욕증시에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지난 7일(현지시간)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선 것은 AI(인공지능) 시대에 시장의 리더가 달라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이다.
스마트폰이 이끌어온 시대가 저무는 가운데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 내 주도주의 모습도 10년 새 큰 변화를 보였다.
지난 9일 뉴욕증시에서 종가 기준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3조9660억달러로 1위 엔비디아(4조4940억달러)의 뒤를 이었다. 애플(3조8320억달러)은 3위였다.
그 아래는 마이크로소프트(MS·3조5620억달러) 아마존(2조6420억달러) 페이스북의 메타(1조6460억달러)가 자리잡았다.
알파벳은 지난해 'AI 거품' 논란 속에서도 주가가 66% 상승한 반면 스마트폰 혁신을 주도했던 애플 주가는 10% 상승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이제 소비·플랫폼 시대를 지나 AI 인프라 독점자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 10년간 S&P500지수의 상위종목은 교체보다 재배열의 모습이 두드러졌지만 에너지·소비재·금융 등 전통 섹터 비중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10년 전인 2016년까지만 해도 시총 상위권에 애플, MS, 구글(알파벳) 외에 아마존, 엑손모빌, 존슨앤드존슨, 버크셔해서웨이 등이 함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을 전후해선 1~3위 경쟁은 애플, MS, 알파벳 등 기술기업 중심으로 치열해졌고 기술성장주인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 등이 10위권에 새롭게 등장하며 세대교체를 주도했다. 엑손모빌, 존슨앤드존슨, 월마트 같은 전통 대형주들은 점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팬데믹을 지나면서 넘쳐나는 현금이 디지털 전환 대장주 프리미엄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2022년말 오픈AI의 챗GPT 등장으로 본격적인 AI 시대가 열린 뒤로는 엔비디아가 AI칩 공급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주가가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단순한 반도체제조사가 아닌 AI 시대 필수 인프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엔비디아의 시총은 2016년까지만 해도 500억달러였지만 이제 4조4940억달러로 그사이 90배 넘게 성장했다.
CNBC는 "최근 5년간 시총 상위 5개 종목은 그들끼리 순위만 재편되는 양상이었다"며 "스마트폰·클라우드·디지털광고·전자상거래 같은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가 전세계 수요를 흡수하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AI 주도주 경쟁은 계속될 전망인데 경쟁하는 구도가 스마트폰 시대와 다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스마트폰 시대엔 개별 기업 혼자 이뤄낼 수 있는 '기기 혁신'이 중요했지만 AI 시대에는 연산·모델혁신을 명분으로 한 인프라 구축으로 AI산업 내 '구조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분야 기업끼리 파트너십을 맺고 상호투자 및 매출을 일으키는 '순환거래'가 거품논란도 불렀지만 이 분석은 이를 우호적인 관점에서 본 것이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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