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흔히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슈퍼스타를 사와 성적을 내는 이미지가 박혀 있지만, 사실 앤드루 프리드먼 현 야구부문 사장이 취임한 이후 팜 시스템도 굉장히 잘 정비를 한 팀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팜 시스템이 좋은 대표적인 팀으로 뽑힌다. 그렇게 육성에도 일가견이 있는 다저스와 장현석이 만났으니 기대가 커지는 것은 당연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군 문제까지 해결하자 장현석 앞에는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그로부터 2년 반이 지난 지금, 장현석은 다저스의 ‘특급 유망주’ 대열에서는 점차 밀리는 양상이다. 미 야구전문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새해를 맞이해 발표한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에서 장현석은 다저스 내 30위 내에도 들지 못했다. 보통 구단 내 10위 내에 들면 특급 유망주라고 볼 수 있고, 30위 내에는 들어야 향후 메이저리그 콜업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장현석의 잠재력을 생각보다 낮게 본 것이다.
장현석의 출발은 굉장히 좋았다. 미국 계약이 확정되자마자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다저스 유망주 랭킹 21위에 올랐다. 당시 이 매체는 장현석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점으로 2027년을 예상했다. 최대한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겠다는 장현석의 포부와도 맞닿아 있었다. 그러나 다저스 입단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이 랭킹은 떨어지는 추세다.
장현석은 2024년 루키리그에 이어 시즌 막판에는 싱글A까지 올라오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제구 이슈가 있었으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압도적이었다. 최고 시속 90마일 후반대, 평균 90마일 중반대의 공을 던졌고 주무기인 커브 등 변화구의 각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죽했으면 지역 최대 매체인 ‘LA 타임스’에서 장현석의 커브를 두고 “루브르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가졌다고 할 정도였다.
2025년은 싱글A를 졸업하는 게 목표였지만, 시즌 13경기에서 40⅔이닝을 던지며 2패 평균자책점 4.65에 그쳤다. 9이닝당 볼넷 개수가 무려 7.08개까지 치솟으며 안정적인 경기를 하지 못했다. 부상도 겹쳤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애리조나 가을리그에 참가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은 아니었다. 이 리그는 보통 콜업이 임박한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더 쌓기 위해 출전하는데 아직 기량의 차이는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유망주 랭킹을 보면 빈틈 또한 보인다. 1위부터 10위까지 선수 중 우완이 하나도 없다. 대체적으로 다저스의 최근 팜은 야수들이 강세인데 10위 내 투수는 단 두 명(잭슨 페리스·잭 로트)이었고 그나마 모두 좌완이다. 우완 중 가장 순위가 높은 크리스티안 사수에타가 12위에 머물고 있고, 전체 30위 내 유망주 중 우완은 7명으로 많은 편은 아니다. 그나마 15~30위권에 몰려 있다.
장현석으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한 해라고 할 만하다. 2026년에도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다저스는 다른 유망주들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유망주에게 ‘무관심’만큼 맥 빠지는 것은 없다. 반대로 레벨을 계속 끌어올려간다면 팀 사정과 나이를 고려할 때 2028년 이후 메이저리그 데뷔의 길은 여전히 유효하게 열릴 수 있다. ‘제2의 박찬호’가 되려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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