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스타가 없으면 조직력을 외친다. 중국 축구가 또 하나의 ‘익숙한 명언’을 꺼내 들었다.
중국 매체 ‘즈보 닷컴’은 9일(한국시간) 샤오자이 감독이 CCTV 프로그램 ‘페이스 투 페이스’에 출연해 대표팀 운영 구상과 전술 철학을 밝혔다고 전했다.
핵심 메시지는 단순했다. 샤오자이 감독은 “우리에겐 메시, 호날두, 음바페 같은 선수가 없다. 그러니 한 사람에게 공을 주고 모든 걸 해결하길 기대해선 안 된다. 팀으로 싸워야 한다”고 선언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중국 축구가 이 말을 처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스타가 없다는 자각도, 팀워크를 강조하는 선언도, 간결함과 속도를 외치는 다짐도 모두 과거 수많은 감독들이 반복해왔던 레퍼토리다. 바뀐 건 감독의 이름뿐, 화법은 놀라울 정도로 그대로다.
샤오자이 감독은 “지난 몇 년간 중국 축구는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며 겸손과 현실 인식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보다 재능도 뛰어나고 노력도 더 많이 하는 팀들이 많은데, 우리가 그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듣기에는 매우 솔직하고, 또 매우 ‘그럴듯하다’. 하지만 중국 축구를 오래 지켜본 이들에게는 이조차도 새롭지 않다. 늘 현실을 인정하겠다고 말했고, 늘 겸손을 외쳤으며, 늘 조직력과 팀워크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결과는 대체로 같았다. 경기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성적은 제자리걸음이었으며, 문제는 다음 감독에게 그대로 넘겨졌다.
샤오자이 감독은 “언젠가 음바페 같은 선수가 나오면 전술을 바꿀 수 있겠지만, 지금은 팀으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현실 인식이라기보다는, 책임의 무게를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장치에 가깝다. 스타가 없으니 한계가 있다는 전제는,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가장 손쉬운 방패가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간결함과 속도’였다. 그는 “지금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익숙한 이야기다.
중국 축구는 수년째 느린 전개와 답답한 템포를 문제로 지적받아 왔고, 그때마다 등장한 해법이 바로 이 문장이다. 간결하게, 빠르게. 말은 쉽지만, 실제 경기장에서 구현된 적은 드물었다.
더 아이러니한 점은, 이런 선언이 나올수록 중국 축구가 여전히 출발선에 서 있다는 사실만 더 또렷해진다는 것이다. 메시도 없고, 호날두도 없고, 음바페도 없다면, 최소한 조직력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그 ‘조직력 축구’조차 아직은 말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워밍업 경기조차 없고, 앞으로 모든 경기가 사활을 건 싸움이라는 샤오자이 감독의 말 역시 부담을 키운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스타가 없으니 조직력을 하겠다는 이 선언이, 또 하나의 허튼 소리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경기장에서 달라진 모습으로 이어질 것인가. 중국 축구는 늘 말이 많았고, 변화는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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