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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변신한 이창호 "2025년 가장 재밌게 한 일, 뮤지컬 '비틀쥬스'"

뉴시스 김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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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변신한 이창호 "2025년 가장 재밌게 한 일, 뮤지컬 '비틀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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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각색가로 '비틀쥬스' 재연 참여…"제안 받고 깜짝 카메라인줄"
"날 것의 아이디어, 연출·작가가 익혀줘…작품 훼손하지 않으려 고민"
심설인 연출 "시대에 맞는 아이디어 얻어…관객들이 훨씬 좋아해"
코미디언 이창호가 뮤지컬 '비틀쥬스'에 코미디 각색가로 참여했다. (사진-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미디언 이창호가 뮤지컬 '비틀쥬스'에 코미디 각색가로 참여했다. (사진-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무대에 나갈 때는 커튼 뒤에서 제일 떨리거든요. 무대에 나가면서부터는 어차피 시작된 거니까 안 떨려요. 그런데 작가 시점으로 보니 공연이 끝날 때까지 계속 신경이 쓰여요. 앞에서 (웃음이) 잘 터졌다고 끝난 게 아니라 커튼이 내려갈 때까지 불안하더라고요."

코미디언에서 작가로 변신한 이창호가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뮤지컬 '비틀쥬스' 라운드 인터뷰에서 창작자 입장으로 공연을 바라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비틀쥬스'는 100억년 동안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혀있는 유령 비틀쥬스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다.

2021년 국내 초연한 작품은 지난달 재연의 막을 올렸다. 4년 만에 돌아온 작품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코미디언 이창호의 합류다. 이창호는 코미디 각색가를 맡아, 김수빈 번역가와 함께 작품의 '말맛'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탰다.

심설인 협력연출은 "이창호 씨가 다른 (유튜브) 채널 같은 데서 보여준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를 접하게 되면서 언젠가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상상을 했었다"며 "마침 '비틀쥬스' 대본 작업을 하면서 이창호 씨의 코미디적인 능력이나 센스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 작가는 뮤지컬 '킹키부츠' 주인공 롤라를 패러디한 '쥐롤라'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지만, 각색으로 뮤지컬에 참여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이 작가는 처음 '비틀쥬스' 참여 제안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깜짝 카메라인 줄 알았다. 믿기지 않아서 재차 물어봤다. 첫 미팅을 하고서야 '이거 진짜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뮤지컬 '비틀쥬스' 심설인 협력연출과 이창호 작가. (사진=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비틀쥬스' 심설인 협력연출과 이창호 작가. (사진=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재연에서는 관람 등급은 8세에서 14세 이상으로 조정되면서 보다 과감하고, 직설적인 대사가 대거 포함됐다.

"비틀쥬스는 본래 사회화가 훨씬 덜 된 캐릭터"라고 소개한 심 연출은 "처음 작품을 가져올 때는 우리 마음의 준비도 덜 됐고, 한국 시장에서 관객이 이 캐릭터를 얼마나 낯설까하는 고민이 있어 (초연 때는) 훨씬 더 착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연에서 변화를 택한 것에 대해서는 "오리지널리티를 지향하면서 비틀쥬스의 외로움, 사람이 아닌 것에서 오는 괴랄함 등을 언어로 더 표현하려고 고민을 하고 여러 시도를 해봤다"고 짚었다.

2024년 12월 이창호 작가에 첫 작업 제안이 이뤄진 뒤 지난해 3월부터는 4~5개월간 본격적으로 대본을 다듬는 과정이 이어졌다.

이 작가는 "처음에는 정치, 종교, 성 등 어떤 것에도 구애 받지 않은 '날것'의 아이디어를 많이 가져갔다. 그러면 연출님과 작가님, 관계자분들이 이걸 익히고, 염지도 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웃었다.


새 장르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즐거운 작업이 이어졌다. 이 작가는 "제 나이 또래에 두근거리는 일은 많이 없을 것"이라며 "저는 2025년 했던 일 중 '비틀쥬스'가 가장 재밌게 했던 일이다. 만나는 날을 항상 기다렸다"고 말했다.

심 연출 역시 이 작가의 합류가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식 스탠딩 코미디의 정서를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 우리나라, 이 시대에 맞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창호 님이 많이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이렇게 재탄생한 '비틀쥬스'는 초연 때보다 현지화된 웃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비틀쥬스를 맡은 배우 정성화, 정원영, 김준수가 각기 다른 명함을 내미는 유머도 이 작가의 아이디어였다.

이 작가는 "연출님과 작가님이 제일 많이 해주신 이야기는 '안 돼요'가 아니라 '한번 시도해봅시다'였다"며 "이게 정말 감사했다. 저는 맨날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검사하고, 거절 당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한 번 해봅시다, 배우가 소화할 수 있으면 좋고 너무 맞지 않고 어려워하면 다른 걸 가져다 줄 수 있다'고 해주시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웃음을 항상 예상할 수는 없었다. 배우진의 제안으로 이뤄진 애니메이션 '이누야사'의 대사 패러디가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 작가는 "너무 '밖'의 것을 가져오면 작품이 훼손될까 봐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나를 지키는 게 제일 고민이 됐다"며 "만약 제 팀에서 그 아이디어를 내면 저는 극의 마지막 메시지가 깨질 것 같아 못하게 했을 거다. 그런데 무대 위에서 하니 (관객들이) 빵빵 터지더라. 오히려 내가 가이드라인을 너무 정해놨구나 싶었다. 저도 배우는 게 많았다"고 말했다.

무대 위 코미디언과 무대 아래 작가로 경험한 공연도 사뭇 달랐다.

인터미션 때도 편하게 있지 못하고 사람들이 대화를 많이 하는 화장실 근처에서 반응을 체크했다는 그는 "커뮤니티나 티켓 사이트도 매일 찾아봤다. 관객들이 각자 느낀 걸 이야기하고 있는 걸 볼 때 행복하더라. 그 공간이 놀이터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심 연출은 "확실히 이번 시즌에 관객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저희 작품을 받아들이고, 즐기시는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도전은 이 작가에게도 새로운 꿈을 심어줬다. 이 작가는 계속해서 뮤지컬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도 드러냈다. 이 작가는 "각색이든, 꿈같은 배우든, 헤드렛일이든 이쪽 일을 해보고 싶다. 평생 할 것 같다"며 눈빛을 빛냈다.

'비틀쥬스'는 3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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