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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G전자 9년 만의 적자, 중국발 쓰나미 경보 울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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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G전자 9년 만의 적자, 중국발 쓰나미 경보 울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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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LG전자가 분기별 실적으로는 9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23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영업 손실이 1094억원에 달했다. 회사 측은 연말이 에어컨 등 생활가전의 비수기인 데다 희망퇴직에 따른 일시적 비용(약 3000억원) 때문이라고 하지만, 매출이 늘었는데도 적자를 봤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LG전자는 2016년 4분기에 스마트폰 부진으로 352억원 적자를 본 뒤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후 3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적자 이유는 중국발(發) 쓰나미다. 가전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저가 공세를 뛰어넘어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로도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에어컨은 중국 업체가 세계 점유율 1·2위이고, 냉장고와 세탁기는 하이얼이 세계 1위다. 삼성·LG가 주도하던 TV 시장도 중국 TCL과 하이센스가 LG를 제쳤다. LG전자가 적자를 감수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중국 벽 앞에서 생존을 위해 절박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이미 중국 쓰나미는 수출 효자 산업이던 석유화학을 덮쳤다.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한 한국 석유화학은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조선과 스마트폰, 철강도 마찬가지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산업이 모두 중국 쓰나미에 휘청대고 있다.

한국 제조업은 총체적 위기다. 코스피가 4500선을 돌파했지만, 반도체 등 극히 일부 종목의 고공 행진일 뿐 대다수 다른 주식들은 부진하다. 한국 기업들 대부분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밖에선 중국의 쓰나미와 미국 관세 정책, 안에선 친노조 정부의 과격한 노조 일변도 정책이 우리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한때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던 LG전자의 적자는 한 기업의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우리 제조업 전반에 울리는 경고음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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