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의 현실적인 전력공급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기념 사진 촬영을 했다./사진=이찬종 기자 |
"젠슨 황한테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장을 받아와도 전력이 부족해 못 돌린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이하 DC)의 현실적인 전력공급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같이 말하며 AI 인프라 병목 문제를 논했다.
AI 인프라 병목은 전력·냉각·메모리 등 DC 인프라 공급이 AI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뜻한다. 특히 전력 수요가 수도권에서 급증하는 데 반해, 전력 생산은 비수도권에서 이뤄지다보니 수요·공급 불균형이 발생한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전력 소비의 약 40%, DC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있다"며 "송전망과 전력 계획이 급증하는 AI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송전망 확충이 필요하나 여의찮다고 분석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주민들을 설득, 현실적인 보상을 지급하고 지자체와 협의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과거에는 발전소 건설이 어려웠는데 이젠 송전망이 문제"라고 말했다.
AI DC와 전력 계통 간 '건설 시차' 문제도 있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은 "AI DC는 1~3년이면 건설되는 데 반해 송전망 확충, 발전소 건설 등 전력 공급에는 5~10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무분별한 전력 수요 신청도 지적됐다. 전력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시급하지 않은 기업·기관도 '일단 신청하고 본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실제 전력을 쓰지 않는 DC가 유령처럼 줄부터 서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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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이 문제해결 열쇠…PPA도 도입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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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의 현실적인 전력공급 방안 토론회'에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찬종 기자 |
전문가들은 비수도권을 문제 해결의 열쇠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단기적으로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제주권과 원자력 등 대규모 전력 공급 가능한 영남권으로 AI DC를 유인해야 한다"며 "2030년 이후 송전망이 확충되면 수도권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조정민 SK브로드밴드 부사장은 비수도권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권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비수도권에도 똑같이 적용되는데, 못해도 5개월은 걸린다"며 "이 평가를 간소화하는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력구매계약(PPA)도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PPA는 기업 등 전력 소비자가 발전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체결, 미리 정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은 "빅테크는 PPA 대상이나 규모, 기간 등을 제한받지 않는다"면서 "한국도 직접 계약과 현지 소비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우려 해소도 요청했다. 문성욱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송전망이나 DC를 지으려고 하면 주민들이 전자파 등에 의한 피해를 우려한다"며 "기업보다는 정부가 투명하게 측정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국민 불안을 해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기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과 과장은 "AI DC 확장·증축 시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긴 특별법이 발의됐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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