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 산업계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은 미국의 관세 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조선과 방위산업 등의 업종은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며 호황을 맞았다. 2026년 글로벌 경제를 움직일 주요 이슈에 대해 짚어보고 이에 따른 업종별 영향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모든 갤럭시 스마트폰, 프리미엄 TV,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가전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할 것입니다. 주요 부품 가격 인상은 출하량이나 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 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 사장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선 “전례 없는 상황에서 어느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애플과 함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수장의 고민을 압축한 발언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제조사 간 단말기 크기나 모양은 유사해지고 있어 앞으로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하드웨어보다 가시적이지 않아 메모리(D램) 가격이 오른 만큼 이를 가격 인상에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이어 “얼마나 차별적인 온디바이스(내장형) AI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갤럭시 스마트폰, 프리미엄 TV,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가전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할 것입니다. 주요 부품 가격 인상은 출하량이나 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 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 사장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선 “전례 없는 상황에서 어느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애플과 함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수장의 고민을 압축한 발언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제조사 간 단말기 크기나 모양은 유사해지고 있어 앞으로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하드웨어보다 가시적이지 않아 메모리(D램) 가격이 오른 만큼 이를 가격 인상에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이어 “얼마나 차별적인 온디바이스(내장형) AI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두 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의 3차 판매를 진행한 6일 서울 중구 삼성스토어 롯데 본점에 체험 상품이 전시돼있다./연합뉴스 |
◇ D램 가격 올라 부담… 단말기 가격 인상 불가피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연산 속도와 저장 공간을 좌우하는 주요 부품인 D램 가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전분기보다 55~60%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시장이 역사적 고점이었던 2018년을 넘어서는 ‘하이퍼 불(Hyper-Bull)’ 국면에 진입했다”며 “D램 가격이 올 1분기 전분기 대비 40~50% 오른 데 이어 2분기에도 추가로 20% 오를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약 18%의 비중을 차지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D램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부품 원가가 저가형 제품은 약 25%, 중가형은 15%, 고가형은 1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며 “2026년 2분기까지 10~15%의 추가 비용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애플조차 올 1분기에는 아이폰 전체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신제품의 가격 전략을 재평가하고 구형 모델에 적용됐던 가격 인하를 축소, 제거하는 방안을 고려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단말기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음 달 공개를 앞둔 갤럭시S26 시리즈는 가격 동결 기조가 3년 만에 깨질 가능성이 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 인상률이 6.9%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손민균 |
◇ 수익성 방어 관심… 폴더블 격전 승자는
스마트폰 단말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올해 수익성 방어가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IDC는 제조사들이 단말기 가격을 올리거나 사양을 낮추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센하오 바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일부 모델에서 카메라모듈과 디스플레이, 오디오 부품, 메모리 사양을 낮추는 방식으로 원가를 절감하거나, 기존 부품 재활용과 라인업 단순화 전략이 확대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을 프리미엄 모델로 유도해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할수록 상황은 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왕양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저가 스마트폰은 가격의 급격한 인상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비용 전가가 어려운 업체들은 저가 포트폴리오 일부를 정리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저가 상품군 출하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IDC도 샤오미, 리얼미, TCL, 트랜션 등 저가형 모델을 주력으로 삼는 중국 제조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역시 A 시리즈가 글로벌 판매량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부담 요인이다.
올해 단말기 제조사의 AI 전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접는 휴대폰인 폴더블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애플이 올 하반기 아이폰18 시리즈와 첫 폴더블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IDC는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뛰어든다면 폴더블폰 출하량이 2025년보다 30% 이상 급증할 것으로 봤다.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한 시민이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17'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 삼성·애플 양강 구도에 맞서는 中 도전자들
부품 가격 인상이라는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미국, 중국 제조사 간의 치열한 경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19.4%로 삼성전자(18.7%)를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웨이, 비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신흥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중국 비보(24%)와 오포(16%)에 밀려 3위(13%)로 내려앉았다. 2024년 1분기까지만 해도 오포와 공동 2위였지만, 같은 해 2분기부터는 3위로 내려앉았다. 화웨이는 지난해 상반기 퓨라 X, 포켓2, 노바 플립 등 신제품 인기에 힘입어 폴더블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은 삼성과 애플이 각각 19%를 기록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망했다. 그 뒤를 샤오미(14%), 비보(9%), 오포(8%), 오너(6%)가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단말기 제조사들이 사양을 조정하면 시장에서 외면받고 성장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며 “삼성의 두 번 접는 스마트폰 Z트라이폴드가 완판 행진을 하는 것을 보면 신기술을 얼마나 잘 구현하는지가 스마트폰 시장의 승자를 가릴 것”이라고 했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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