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시민사회 “균형발전·탄소중립 역행” 재검토 촉구
착공 전인 국가산단 이전 요구 더 거세…관련 업계 “차질 우려”
경기 용인에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두고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호남으로 산단 이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문제 제기이지만, 투자 기업들이 현 입지를 전제로 사업을 진행 중인 만큼 실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산업계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용인 반도체 산단을 호남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착공 전인 국가산단 이전 요구 더 거세…관련 업계 “차질 우려”
경기 용인에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두고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호남으로 산단 이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문제 제기이지만, 투자 기업들이 현 입지를 전제로 사업을 진행 중인 만큼 실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산업계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용인 반도체 산단을 호남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은 “수도권 이기주의에 맞서 싸워 삼성전자 이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을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갖춘 새만금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전부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지역균형발전과 탄소중립에 역행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3월 환경단체들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의 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전론에 불을 지핀 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CBS 라디오 <경제연구실> 인터뷰에서 “용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기, 15GW(기가와트) 수준이라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지금이라도 지역으로, 전기가 많은 쪽으로 옮겨야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기후부는 “지역별 전력수급 여건 차이로 인한 대규모 송전망 건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산지소형(지역 생산 전력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 전력망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력과 용수를 담당하는 주무장관으로서의 고민을 설명한 것”이라고 수습했다.
용인 반도체 산단은 SK하이닉스가 원삼면에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과 삼성전자가 이동·남사읍 일원에서 추진하는 국가산단으로 나뉜다.
일반산단에는 반도체 제조공장(팹) 4기, 국가산단에는 6기 건설이 계획돼 있다. 두 산단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수도권에서 자체 조달하기 어려워 송전선로를 구축해 지역에서 끌어와야 하는 실정이다. 송전선로 건설에 대한 주민 수용성 확보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일반산단은 지난해 2월 첫 번째 팹을 착공해 공사가 한창이다.
국가산단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삼성전자가 지난달 19일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한 뒤 토지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착공이 목표다. 삽을 뜨기 전인 국가산단을 겨냥해 “더 진척되기 전에 옮겨야 한다”는 요구가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전론 부상에 난처해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력, 용수, 인력, 산업 생태계와 집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입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칫 차질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산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짓던 건 짓고 그다음 지을 곳을 검토해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입지는 (투자)기업이 정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이곳에 하라, 저곳에 하라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오히려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여당 내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린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경기 화성병)은 이날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매몰비용을 다 감당하고도 더 좋은 조건이 있다면 기업들은 하루아침에도 그쪽으로 갈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공공기관 이전’처럼 접근하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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