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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디지털 기술 날개 달고 비상하는 ‘K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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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디지털 기술 날개 달고 비상하는 ‘K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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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으로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뇌졸중 후 시야장애로 일상이 단절됐던 환자가 가상현실(VR) 기반 치료기기 ‘비비드 브레인’을 통해 8주 만에 사물 인지력을 회복했다. 기존 의학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영역에서 뇌 가소성 원리를 활용해 환자 스스로 기능 회복을 이끈 이 사례는, 치료 중심 의료가 환자의 일상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K헬스케어의 미래를 상징한다. 세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이 기기는 기존 의료의 한계를 넘어 ‘환자의 일상 속 치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6년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약 40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CDMO)와 셀트리온(바이오시밀러)이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2025년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등 제약 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며 한국은 세계 3위의 바이오 기술 거래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의료서비스 분야 역시 역대 최대인 160만명(잠정치)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국제적 신뢰를 입증했고, 이는 한국형 병원 모델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최근 5년간 제약·의료기기·의료서비스 등 K헬스케어 산업은 약 15만명의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이제 K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진단·치료·재활의 방식은 빠르게 바뀌고 있고, 의료는 병원 중심에서 환자의 일상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일부 성공 사례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과제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환자에게는 여전히 접근성과 신뢰가 중요하다. 병원 밖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 치료와 관리에 대한 불안, 기술에 대한 이해 격차는 해소해야 할 과제다. 기업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허가·수가·시장 진입 구조 사이의 간극이라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정부 역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공공성과 혁신의 균형, 파편화된 정책의 통합이라는 복합적인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 K헬스케어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환자·기업·정부를 유기적으로 잇고, 공공성과 혁신을 결합하는 ‘연결의 전략’이 필요하다.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축적된 실제 임상 데이터와 높은 의료 접근성은 이러한 전략의 토대가 된다. 또한 디지털 기술과 결합될 때 의료인력 부족과 의료 격차, 고령화와 만성질환이라는 글로벌 과제에 대응할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먼저 환자 중심의 디지털 헬스 환경을 강화해야 한다. 기술이 아니라 삶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효과를 설명하고,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동시에 기업이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디지털 헬스에 특화된 유연한 제도 환경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 주기 지원도 요구된다. 정부는 신뢰 기반의 데이터 활용 체계와 AI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한편, 공공성과 혁신을 연결하고 파편화된 정책을 통합하는 조정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


K헬스케어는 이미 기술적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과 실행의 속도’다. 미국이 의료 AI를 기술의 문제가 아닌 ‘채택의 속도’로 정의하듯, K헬스케어 역시 제도와 현장의 간극을 얼마나 신속히 좁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환자의 삶에서 출발해 기업의 혁신을 거쳐 공공의 가치로 완성될 때, 디지털 기술이라는 날개를 단 K헬스케어는 ‘K’를 넘어 세계인의 일상 속에서 숨 쉬는 보편적 헬스케어로 자리 잡을 것이다.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개발혁신본부장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개발혁신본부장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개발혁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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