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재건' 명분 앞세워, 석유기업 투자비 보전 시사
이번주 경영진과 접촉 계획… 수혜기대 셰브론 주가 급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 착륙한 전용헬기 마린원에서 내리며 경례를 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 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를 개선하는데 미국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까지 거론했다. 트럼프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석유를 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주에 미국 석유회사 경영진들을 직접 접촉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구상에 대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투입돼야 하고 석유기업들이 그 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이 지출한 비용은 "앞으로 정부가 보전해주거나 수익을 통해 회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나 많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금액은 언급하지 않고 "석유기업들에 의해 상당한 금액이 투입될 것"이라며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 18개월보다 더 빨리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가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라이스대 베이커 공공정책연구소의 프랜시스코 모날디 에너지정책국장은 베네수엘라의 하루 산유량을 1970년대 수준인 400만배럴까지 확대하는데 앞으로 10년간 매년 100억달러(약 14조4840억원)를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최대지만 시설 노후화로 생산량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권 12년 동안 급감했다. 현재 일일 산유량은 전세계 공급의 1%에도 못 미치고 최고수준이던 1974년 약 400만배럴의 25%인 약 100만배럴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작전을 수행하기 전에 미국 석유기업들에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계획을 설명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 다만 우리가 '만약 그렇게 한다면'이라는 개념 차원에서는 논의했다"면서 미국 3대 에너지업체인 셰브론과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경영진과 직접 대화 여부에 대해선 "아직 말하기 너무 이르다"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이번주 마이애미에서 에너지업계 주요 경영진과 만날 예정이다. CBS뉴스도 익명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들 3사의 임원이 8일 라이트 장관과 만난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기업 중 유일하게 베네수엘라에서 합작법인 형태로 사업을 하는 셰브론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5.1% 급등했다. 2007년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정권이 석유를 국유화하면서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투자자산을 모두 잃고 베네수엘라에서 쫓겨났다.
멕시코만 연안의 미국 정유기업들은 트럼프행정부의 마두로 축출작전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미국 최대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업체인 발레로 주가는 이날 9% 상승했다. 필립스66은 7%, 마라톤페트롤리엄도 6% 뛰었다. 미국 정부가 추후 석유 제재를 완화하고 베네수엘라산 중질원유 생산을 늘리면 멕시코만의 기업들이 이를 대량매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번진다.
트럼프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원유 매장량을 활용하면 유가하락으로 미국의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NBC뉴스는 "트럼프의 계획은 미국 내 주유소 가격은 낮출 수 있지만 동시에 기업에 막대한 비용지출 부담을 준다"고 짚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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