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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마약, 미국에 위협 맞나

조선일보 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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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마약, 미국에 위협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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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두로 체포]
2022년 2월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법 집행관이 압수된 약 24t 상당의 코카인과 7t 규모 마리화나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2년 2월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법 집행관이 압수된 약 24t 상당의 코카인과 7t 규모 마리화나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 주요 생산·경유지로 지목해 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법정에 세운 것도 그가 미 안보를 위협하는 ‘마약조직 수괴’라는 명분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멕시코 등 이웃 중남미 국가들에 비해 미국 내 마약 유입에 핵심 역할을 한다고 볼 근거는 많지 않다. 특히 최근 미국 내 약물 과다 복용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펜타닐은 중국산 전구체를 멕시코에서 가공한 뒤 미국에 밀매하는 구조다.

코카인의 경우 미 법무부는 마두로가 마약 카르텔과 공모해 수천t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했다고 보고 있지만,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지난해 발간한 세계 약물 보고서에는 펜타닐과 마찬가지로 코카인 역시 대부분 멕시코를 거쳐 해상·육로로 미국에 유입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수십여 차례 공습했지만, UNODC가 압수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한 주요 밀수 경로에서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을 향하는 해상로는 제한적이다. 베네수엘라를 출발, 제3국을 경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확인된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해상을 통해 코카인을 미국으로 직접 밀반입하는 국가로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파나마 등이 거론된다.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잎은 콜롬비아·페루·볼리비아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이 국가들과 국경을 맞댄 주변국을 중심으로 불법 가공 시설이 분포해 있다. UNODC가 2019~2023년 파악해 해체한 불법 가공 시설은 콜롬비아가 2만6400여 곳으로 가장 많았고, 볼리비아(3200여 곳), 페루(2400여 곳), 베네수엘라(260여 곳)가 뒤를 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태양의 카르텔’이라는 마약 조직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마두로가 이 조직을 이끌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다만 최근 공개된 공소장에는 태양의 카르텔이 실체를 갖춘 조직이라기보다 마약 자금에 의해 움직이는 후원 시스템과 부패 문화를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일부 수정됐다. 대신 미 검찰은 초국가적 마약 밀매 카르텔 ‘트렌데아라과’와의 공모 혐의를 새롭게 적시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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