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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정보기관의 굴욕… 경호하던 마두로 못 지켰다

조선일보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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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정보기관의 굴욕… 경호하던 마두로 못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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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 32명 사망, 미군 사상자는 0명
WSJ “쿠바 정권에도 타격 줄 듯”
미국에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면서 그를 경호하던 쿠바가 체면을 구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쿠바는 정보 활동 ‘최정예’ 국가로 평가받아 왔으나, 마두로를 지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요원 30명 이상을 잃기까지 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 시각) ‘마두로의 체포가 쿠바의 자랑스러운 정보기관에 큰 타격을 입히다’라는 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이 쿠바 정보기관의 취약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두로는 쿠바 요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호하던 인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3일 새벽 미 특수부대가 마두로 부부를 체포하면서 쿠바 정보 요원들의 ‘무적’ 명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심지어 경호 과정에서 쿠바 요원 32명이 사망했으나 미군 사상자는 없었다. 미국 측 주장으로는 유의미한 장비 손실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쿠바 정보 요원은 지난 수십 년간 냉전 시대의 스타로 불려 왔다. 쿠바 최고 권력자 피델 카스트로 암살 음모를 저지하고 미국 고위 당국자들을 포섭했으며 앙골라와 파나마 등 여러 국가 원수를 보호했다. 구소련 정보기관인 KGB는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걸친 정보망을 구축하기 위해 쿠바에 의존하기도 했다. 이렇게 동맹을 지켜내고 사회 불안을 감지해 반체제 움직임을 억압하는 쿠바의 전문성은 일종의 수출품으로 여겨졌다.

베네수엘라와 쿠바 국기.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경호하던 쿠바 정보기관은 미군 급습 과정에서 32명의 요원을 잃었다. /AFP 연합뉴스

베네수엘라와 쿠바 국기.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경호하던 쿠바 정보기관은 미군 급습 과정에서 32명의 요원을 잃었다. /AFP 연합뉴스


소련 붕괴 후엔 경제적 파탄 위기에 놓였으나 석유 부국인 베네수엘라에서 새로운 수출길을 찾았다. 아스드루발 데 라 베가를 비롯한 쿠바 고위 정보·군사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에서 경호팀을 이끌었다. 특히 데 라 베가는 마두로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잠도 옆방에서 잘 정도의 측근이었다. 하지만 마두로가 체포된 현재 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책 ‘쿠바의 베네수엘라 개입’을 쓴 마리아 베를라우는 미국의 마두로 체포를 두고 “쿠바의 패배”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쿠바의 안보 절차에 취약점이 있음을 드러냈다”고 했다. 쿠바 정권에 관한 저서 여러 권을 펴냈던 호르헤 카스타녜다 멕시코 전 외무부 장관도 “더 심각한 점은 쿠바가 미국에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쿠바가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WSJ는 이번 일로 드러난 쿠바 정보 활동의 결함은 내부적으로도 쿠바 정권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례 없는 경제 붕괴 속에서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지원과 저렴한 석유 공급이 끊어질 경우,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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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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