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숨진 고 장덕준씨 과로사 은폐 의혹과 관련해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을 증거인멸교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왼쪽)과 고 장씨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6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출석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쿠팡이 2020년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과로사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자회사에서 수집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동의 없이 분석·활용했다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경찰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해당 사안을 조사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요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이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였던 셈인데,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해당 혐의로 쿠팡 전현직 임원을 추가 고소했다.
개인정보위 쪽은 6일 한겨레에 “현재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조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쿠팡의 시시티브이 분석과 관련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는 아직 조사 사건으로 올라와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적인 신고나 고발이 접수될 경우 해당 사안을 들여다볼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2020년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이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 지시로 고 장덕준씨의 사망 원인이 과로사가 아니라는 정황을 확보하기 위해 시시티브이 분석 작업을 벌인 데 대한 질의에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시시티브이 화면을 산업재해 발생 은폐 등의 목적으로 활용했다면 법 위반 소지가 상당하다”라고 답한 바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를 얻거나 수사·재판 등 공익 목적이 아닌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 당시 정한 목적 범위 내에서만 이용·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3자 제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물류센터 안전·보안 목적 등으로 수집한 시시티브이 영상을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을 뿐 아니라, 제3자인 모회사 쿠팡에 제공했다. 해당 영상에는 고 장덕준씨와 접촉한 다른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이동 경로와 근무 모습 등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어, 이들의 동의 없이 영상을 제3자(쿠팡)에 제공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경찰청이 꾸린 쿠팡 수사 태스크포스(TF) 역시 현재까지 접수된 고발 내용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빠져 시시티브이 분석과 관련해서는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만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김범석 의장과 해롤드 로저스·박대준 전현 쿠팡 대표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해, 해당 혐의 수사에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오후 김범석 의장을 증거인멸 교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관계자에 대한 첫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선담은 박다해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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