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국회의사당 밖에서 축출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그의 초상화를 들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UPI 연합뉴스 |
아시아투데이 정아름 기자 =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이후, 좌파 포퓰리즘 운동인 차베스주의(차비스모) 정권은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정보 통제를 더욱 강화하며 지난 토요일 발생한 사건에 대한 보도를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현지에 남아 있던 마지막 지상파 TV 채널 두 곳이 모두 송출을 중단한 가운데, 전국 여러 지역에서는 약 30시간에 달하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해 인터넷과 유료방송 서비스가 동시에 마비됐다고 5일(현지시간) UPI가 보도했다.
공식 발표가 전무하고 현지 언론 보도까지 제한되면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해외 언론 보도나 외국에 거주 중인 친인척을 통해서만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변호사이자 전직 검사인 자이드 문다라이는 "미국의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가 함께 체포돼 국외로 이송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민들 사이에서는 광범위한 환희가 퍼지고 있지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라디오, 신문, TV 어느 곳에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오직 이것이 납치이며 제국주의와 개입주의의 결과라는 정권의 공식 서사만 반복할 뿐"이라며 "정권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만 들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다라이는 또 2024년 7월 28일 대선 부정 의혹에 항의해 거리로 나섰던 시민들에 대한 강경 진압 이후, 국민들이 공개적인 의견 표명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체포된 약 2200명 중 1000명가량이 여전히 정치범으로 수감돼 있으며, 단순히 정권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최대 30년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인 사례도 많다.
베네수엘라 출신 지질학자 마티아스 아라우호는 "국내 정보는 여전히 지역 공동체 네트워크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심스럽게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 있는 친척들은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마두로는 떠났지만, 일상생활에 즉각적인 변화는 없다. 변화를 말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보복이 두려워 익명으로만 인터뷰에 응한 한 베네수엘라의 한 언론인은 현재를 "차분하지만 긴장된 대기 상태"라고 표현하며, 향후 권력 이양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 역할을 맡았다는 메시지와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명이 전해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언론사 디베르헨테스의 대표인 제시카 에레라 기자는 여러 왓츠앱 단체 대화방에서 새로운 통신 규제를 경고하는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모든 통화는 녹음되며, 왓츠앱 메시지와 통화 기록이 저장되고 소셜미디어가 감시될 것"이라며 "법과 도덕에 어긋나는 불필요한 메시지를 보내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통제 속에서도 소셜미디어에는 여전히 친정부 무장 민간조직인 '콜렉티보스'가 카라카스 곳곳에서 활동 중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정권을 지원하는 준군사 조직으로, 특정 지역을 통제하고 야권을 탄압하며 폭력을 통해 사회 통제를 수행해 왔다.
카라카스에서는 친정부 단체들이 마두로 대통령과 구금된 지도부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국기를 흔들며 체포를 "불법"이자 "외세 개입"이라고 규탄했다.
해당 집회는 삼엄한 치안 통제 속에 진행됐으며, 큰 충돌은 보고되지 않았다. 반면 야권 집회는 여전히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UPI가 취재한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사건 전후로 언론과 디지털 플랫폼 통제는 더욱 강화됐고 VPN 차단과 통신 장애가 잇따랐다.
많은 이들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서야 사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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