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지난 해 두산은 남모를 '속앓이'를 해야 했다. 정규시즌을 9위로 마감한 것도 자존심이 상했지만 지난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보낸 두 선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트레이드에 나섰다. 내야수 전민재(29)와 우완투수 정철원(27)을 보내면서 외야수 김민석과 추재현, 그리고 우완투수 최우인을 받아들였다. 나름 규모가 큰 트레이드였다.
두산의 트레이드 효과는 미미했다. 김민석은 지난 해 시범경기에서 안타 10개와 타점 4개를 생산하는 등 타율 .333로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하며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하는가 싶었지만 정작 정규시즌에서는 95경기 타율 .228 52안타 1홈런 21타점 3도루에 그치고 말았다. 출루율 .269, 장타율 .298라는 수치도 충격적이었다.
추재현도 34경기에서 타율 .222 18안타 1홈런 7타점을 남긴 것이 전부였고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최우인은 1군 마운드 조자 밟지 못했고 퓨처스리그에서 16경기 16⅔이닝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롯데로 건너간 전민재는 한때 4할대 타율을 과시하며 타격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롯데의 초반 돌풍을 주도했고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감격까지 맛봤다. 전민재는 지난 시즌 101경기 타율 .287 95안타 5홈런 34타점 3도루로 알짜 활약을 펼쳤다. 정철원도 75경기 70이닝 8승 3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며 불펜투수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물론 한 시즌의 결과만 놓고 트레이드의 성패를 정할 수는 없는 법이다. 만약 두산이 롯데와 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면 전민재와 정철원이 두산에서 지난 시즌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줬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다.
두산의 트레이드 효과는 미미했고 정규시즌 결과도 뼈아팠다. 대신 두산은 화끈한 투자를 통해 트레이드의 아픔을 잊고자 한다. 바로 FA 시장에 나온 최대어 박찬호와 4년 총액 80억원에서 사인하면서 단번에 유격수에 대한 고민을 지운 것. 더이상 전민재의 활약을 보면서 배 아플 일도 사라진 것이다.
이미 박찬호는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수비상을 수상했던 경력을 갖고 있고 '뛰는 야구'도 가능한 빠른 발을 갖추고 있어 벌써부터 두산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선수로 평가 받는다.
지난 해 KIA에서 뛰면서 134경기 타율 .287 148안타 5홈런 42타점 27도루를 기록한 박찬호는 올해 두산 내야진에서 수비의 중심을 잡는 것은 물론 공격에서는 리드오프로 득점 사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융숭한 대접을 한 만큼 박찬호도 각오가 남다르다. "목표는 우승 밖에 없다. '허슬두'를 되찾는데 제가 앞장서서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라는 박찬호는 "초반에 많이 흔들려서 그렇지 후반으로 갈수록 어린 선수들이 활약을 했고 이 팀의 미래가 밝아 보였다. 그래서 '앞으로 해가 갈수록 더 강한 팀이 될 수가 있겠다'라고 스스로 판단을 했다"라며 두산이 올해는 더 나은 야구를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두산은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은퇴 이후 그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를 찾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내부 육성으로 한계가 있다면 FA라는 선택지를 가져가는 것도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두산이 트레이드의 아픔을 잊는 것은 물론 올 시즌 반등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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