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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적대국 모두 마두로 체포 비판…국제법 논란 확산

이데일리 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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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적대국 모두 마두로 체포 비판…국제법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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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테흐스 “국제법 규칙 존중 안 돼”
덴마크·프랑스도 주권 원칙 강조
美 “외과적 법 집행”…중·러는 반발
美거부권에…유엔 실질적 대응 제한적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동맹국과 적대국들이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미국의 군사 작전을 두고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들까지 국제법과 주권 침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미국의 일방적 행동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안보리는 이날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체포한 데 대해 긴급회의를 열고 국제법적 정당성과 파장을 집중 논의했다. 회의는 마두로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석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열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 관련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사진=AFP)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 관련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사진=AFP)


덴마크 “국경 불가침은 협상 대상 아냐”…프 “평화적 해결 원칙에 배치”

국제법 위반과 주권 침해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베네수엘라와 역내 불안정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사무차장 로즈메리 디카를로 유엔 정치담당이 대독한 성명에서 “나는 이번 사태로 인해 해당 국가의 불안정이 더 심화될 가능성과 역내에 미칠 잠재적 영향, 그리고 국가 간 관계가 운영되는 방식에 어떤 선례를 남길지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의 군사 작전과 관련해 국제법 준수 여부에 문제를 제기하며 “1월 3일 군사 행동과 관련해 국제법 규칙이 존중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덴마크는 베네수엘라 사안과 함께 미국이 최근 언급한 그린란드 장악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듯, 주권과 영토 보전 원칙을 강하게 강조했다. 크리스티나 마르쿠스 라센 유엔 주재 덴마크 대사는

“국경의 불가침성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떠한 국가도 무력 사용의 위협이나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수단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해서는 안 된다”며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옹호했다.


프랑스도 신중한 거리 두기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앞서 마두로 체포를 지지한 바 있지만, 유엔 무대에서는 보다 비판적인 메시지가 나왔다. 제이 다르마디카리 유엔 주재 프랑스 차석대사는 “마두로 체포로 이어진 군사 작전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무력 불사용 원칙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을 포함한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국제법 위반이 “국제 질서의 근간 자체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월츠 미국 유엔 주재 대사가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사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마이크 월츠 미국 유엔 주재 대사가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사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美 “외과적 법 집행…점령 계획 없다”…베네수 “법적 정당성 없는 무력 공격”

마이클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안보리에서 이번 작전을 정면으로 옹호했다. 그는 “이번 작전은 미군의 지원을 받아 미국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된 두 명의 도주 피의자를 상대로 수행된 외과적 법 집행 작전”이라고 말했다.

왈츠 대사는 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말했듯, 이는 베네수엘라나 그 국민을 상대로 한 전쟁이 아니며, 우리는 어떤 나라를 점령하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서반구가 미국의 적대 세력의 작전 거점으로 이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세계 최대의 에너지 매장량이 미국의 적대국들과 비합법적 지도자들의 통제 아래 놓여 있고, 그 혜택이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는 상황을 계속 둘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무엘 몬카다 유엔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는 미국의 작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는 어떠한 법적 정당성도 없는 불법적인 무력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몬카다 대사는 또 “국가 원수의 납치와 주권 국가에 대한 폭격, 추가적인 무력 행동에 대한 노골적인 위협이 용인되거나 축소된다면, 세계에 전달되는 메시지는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중국도 미국의 군사 작전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비판에 나섰다.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유엔 대사는 “미국이 국제법과 주권, 불간섭 원칙을 무시한 채 어떤 나라든 침공하고 처벌할 권리를 가진 최고 재판관인 것처럼 행동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를 요청한 콜롬비아 역시 비판에 동참했다. 레오노르 잘라바타 콜롬비아 유엔 대사는 “민주주의는 폭력과 강압을 통해 방어되거나 촉진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안보리의 다른 이사국 다수는 미국을 직접적으로 지목해 비판하기보다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사안을 둘러싼 유엔 차원의 실질적 대응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