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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내게 외국이 아니다…'벤투 DNA' 살려 주도적+볼 소유 축구 펼칠 것"→'벤투 감독 오른팔+제주 사령탑' 코스타, 한국 생활 2막 시작됐다 [현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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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내게 외국이 아니다…'벤투 DNA' 살려 주도적+볼 소유 축구 펼칠 것"→'벤투 감독 오른팔+제주 사령탑' 코스타, 한국 생활 2막 시작됐다 [현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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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강서구, 윤준석 기자) 신임 제주SK 감독으로 부임한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이 K리그 무대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하게 된 데 대한 설렘과 책임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 돌아온 것에 대해선 그야말로 대만족이었다. 한국의 사람과 거리, 음식 등 모든 것을 그리워하고 있었고 그래서 제주에 부임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코스타 감독은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제9대 제주SK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치렀다. 그는 "지금 굉장히 흥분돼 있다. 한국은 저에게 외국이 아니라 거의 고향과 같은 곳"이라며 "한국의 문화와 자연, 사람들의 성실함이 늘 그리웠는데 제주에 오게 돼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주는 지난 24일 "한국 선수와 K리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코스타 감독을 새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새 시즌 구상의 중심에 그를 세웠다.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 삼성을 꺾고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제주SK는 새로운 도약을 이끌 사령탑으로 코스타 감독을 선택했다.



코스타 감독은 이미 한국 축구 팬들에게 잘 알려진 지도자다. 그는 2018년 가을부터 2022년 말까지 약 4년 4개월 동안 파울루 벤투 감독을 보좌하며 한국 축구대표팀 수석코치로 활동했다. 이 기간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고, 코스타 감독은 대표팀 전술 운영과 경기 준비 전반을 책임지는 핵심 참모로 자리 잡았다.


특히 국내 팬들에게 강하게 각인된 장면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이다. 가나전에서 벤투 감독이 퇴장을 당하며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되자, 코스타 감독이 대신 지휘봉을 잡아 90분 동안 한국을 이끌었다. 한국은 이 경기 선제 실점 이후에도 균형을 유지했고, 후반 막판 손흥민의 드리블 돌파와 패스를 시작으로 황희찬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를 돌아보며 코스타 감독은 "포르투갈전은 제게도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었다. 오직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가나전은 질 경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졌고, 이후 벤투 감독에게도 '우리를 믿어달라'고 말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포르투갈전, 손흥민의 역습 드리블 이후 황희찬의 침투가 만들어낸 골, 그리고 (가나-우루과이전이 끝나지 않아)우리가 원하던 결과를 경기장 중앙에서 기다리며 확인했던 순간의 기쁨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코스타 감독은 제주에서 구현하고 싶은 축구에 대해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축구, 공을 소유하며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벤투 감독과 함께했던 DNA가 내 안에도 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강한 팀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코스타 감독은 "구단이 저를 데려오기 위해 보여준 노력과 진정성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며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선수 구성과 팀 발전에 있어 자유와 책임을 함께 부여받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혼자만의 도전이 아니라, 모두가 책임을 나누는 프로젝트라는 점이 마음을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주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코스타 감독은 "지금 당장 결과를 약속할 수는 없지만, 과정을 믿는 팀을 만들겠다"며 "팬들과 함께 흥분하고 즐길 수 있는 축구로 제주SK의 새로운 시작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코스타 감독의 전북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 제주에 부임한 소감은.

굉장히 흥분돼 있고 감사한 마음이다. 항상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의 문화와 자연, 그리고 사람들의 성실함을 늘 그리워해 왔고, 제주에 오게 된 것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돼 기쁘다.

- 프로팀 감독으로서 K리그에서 첫 도전을 하게 됐는데, 각오를 밝힌다면. 제주를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은가.

첫 번째 목표는 '과정을 믿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짧은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 선수들, 스태프들과 함께 올바른 절차와 과정을 쌓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SK가 나와 스태프를 이곳에 초대한 데에는 굉장한 노력이 있었고, 우리는 팬들과 구단에 좋은 성과를 안겨드릴 준비가 돼 있다.

- 제주에서 어떤 축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벤투 감독과의 색깔과도 연결되는지 궁금하다.

이미 선수들에 대한 파악은 어느 정도 마쳤다. 하고 싶은 축구는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축구다. 공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지배하고, 팬들이 즐기고 흥분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 벤투 감독과 함께했던 축구와 비슷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벤투 감독이 가진 축구 DNA가 제 안에도 있기 때문이다. 수비적으로는 빠르게 공을 탈취해 다시 우리가 주도하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규율, 조직, 야망, 이 세 가지가 핵심이다.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



- 첫 감독 도전이기도 한데, 감독이 된 소감과 제주 선수단의 장단점을 평가한다면.

장점 위주로 말씀드리겠다. 지난 시즌의 약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싶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고 성숙한 선수들이 많았다. 특히 미드필더진이 인상적이었고,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도 많이 보였다. 모든 팀에는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이 있다. 부족한 부분은 각 파트 전문가들과 충분히 논의해 신중하게 채워가겠다. 이는 단순히 팀만의 발전이 아니라, 제주SK 구단 전체가 함께 발전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벤투 감독과의 관계, 그리고 제주행에 영향을 준 조언이 있었나.

벤투 감독은 제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지도자로서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다. 가장 중요하게 강조했던 것은 구단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이해하라는 것이었고, 개인 커리어와 가족에 대한 균형도 중요하다고 조언해줬다. 제주가 제게 보여준 프로젝트는 매우 긍정적이었고, 큰 책임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서 있다.

- 대표팀 시절, 월드컵 포르투갈전을 돌아본다면.

제게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었다. 가나전은 지지 않아야 할 경기였지만 졌고, 경기 후 벤투 감독에게 우리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특히 손흥민 선수의 역습 드리블과 황희찬 선수의 침투로 나온 골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가족들은 병원에 있었는데도 굉장히 기뻤다. 한국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드렸다는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승리 이후 우루과이와 가나전 결과를 기다리던 순간의 기쁨 역시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다.

- 해외에서 감독으로 첫발을 내딛는 각오와, 제주 프로젝트의 어떤 점이 마음을 움직였는지.

한국은 제게 외국이 아니다. 4년 반이라는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고, 고향처럼 느껴진다. 가족과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제게 매우 좋은 시작이다. 제주가 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점, 그리고 프로젝트 전반에 있어 자유와 신뢰를 준 점이 결정적이었다. 조직적으로 팀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책임감을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나누는 구조라는 점도 중요했다.

- 2026시즌 목표와 눈여겨 본 특정 선수가 있다면.

저희의 목표는 'Believe the Process', 과정을 믿는 것이다. 좋은 순간도, 어려운 순간도 있을 수 있지만 이 철학을 유지한다면 실패할 확률은 낮아질 것이라 믿는다. 특정 선수를 언급하는 것은 자제하겠다.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며, 나이, 국적, 신체 조건과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한 경쟁 속에서 팀을 만들어갈 것이다.



- 정조국 코치 등 한국 코칭스태프와의 호흡은.

함께 일하게 된 순간부터 국적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하나의 그룹이다. 정조국 코치와는 이미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제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재철 코치는 리그와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특별히 중요시 여기는 데이터가 있다면.

단순한 패스보다 상대의 균형을 깨는 패스가 중요하다. 항상 많은 패스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효율적으로 전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을 소유하면서 상대를 끌어내고, 포지셔닝과 움직임을 통해 균형을 무너뜨리는 접근이 중요하다. 공격 과정에서도 항상 수비 전환과 역습 대비를 준비할 것이며, 모든 선수가 수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양적인 기록보다 질적인 측면을 중요시하고, 지켜나가다.

- 앞서 설명한 '규율, 조직, 야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규율은 선수뿐 아니라 클럽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된다. 조직은 공격·수비·훈련·미팅 모든 과정에서 명확해야 한다. 야망은 매일 쌓아가는 것이며, 최고의 팀이 최고의 결과를 만든다고 믿는다.

- 코치로서의 역할밖에 하지 못했는데, 어떠한 차이점을 가지고 감독직에 있을 생각인가.

역할은 다를 수 있지만 책임감은 모두 같다. 저는 코치 시절에도 벤투 감독에게 항상 제 의견을 제시했고, 감독을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저 역시 코치들에게 단순한 '예스맨'을 역할을 원하지 않는다. 저를 고민하게 만드는 코치를 원한다. 역할만 다를 뿐, 책임감은 모두 동일하다.

- 4년 반 대표팀 코치동안 한국 문화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제주에 간 적이 있었다면. 한국어 숙달 정도는.

일단 제주에 가 본적 있다. 중문 지역에 관광으로만 가봤다. 음식에 대해 말하자면 너무 많은데, 국밥, 비빔밥, 치킨, 삼겹살을 너무 좋아한다. (제주 특산품) 흑돼지도 알고 있다. 한국어 레벨은 아직 너무 낮다. 톨게이트 지날 때 정도의 대화만이 가능하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 축구로 치면 '빨리빨리'정도 말할 수 있다.

- 가족의 반응과 한국 생활에 대해.

세 아이들은 한국에 다시 간다는 소식에 매우 좋아했다. 학교 문제로 4월까지는 들어올 수 없다. 하지만 이후 국제학교 문제 등을 알아보고 있고, 모두 기대하고 있다. 아내 역시 한국의 문화와 사람들을 그리워했고, 제주에서의 생활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 친구도 많다. 제주 오면 더 많이 사귈 것 같다.

- 혹시나 마음에 두고 있는 목표나 순위는.

지금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 경기 하나하나에 집중할 것이다. 선수 구성에 대해 알아가겠다. 더 경기 구성원들과 우리의 아이디어로 경쟁할 것이다. 지난 시즌보다는 더 좋은 위치에 있길 바란다.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사진=제주SK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