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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맞는 사령탑⑤] 감독 역량 절대적? 상대적?…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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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맞는 사령탑⑤] 감독 역량 절대적? 상대적?…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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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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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99%는 선수가, 1%는 감독이 만든다. 그러나 그 1%가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다.”

세계적인 축구 명장으로 평가받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말이다. 스포츠에서 감독의 역할은 어느 정도일까.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사령탑의 리더십은 여전히 중요하다. 단순한 지휘자가 아니다. 팀의 얼굴이자 기둥이다. 오랜 시간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왔지만, 그만큼 외로운 직업이기도 하다. 막강한 권한과 명예, 부 뒤에는 묵직한 책임이 뒤따른다. 순간순간의 결정, 그로 인한 모든 것은 수장에게로 향한다. 감독 자리를 일컬어 ‘독이 든 성배’라 표현하는 이유다.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종목은 무엇일까. 수치화하긴 어렵다. 개개인의 성향 및 팀이 처한 환경에 따라 심하게 요동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4대 스포츠 기준 야구, 농구가 축구, 배구보다 상대적으로 사령탑의 비중이 크다고 말한다. 경기 중간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까닭이다. 야구의 경우 투수 교체 시점, 대타 혹은 주루 작전 하나가 전체 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농구는 선수교체와 작전 타임 등을 통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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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배구는 ‘판을 짜는’ 느낌이 강하다. 얼마큼 철저히 준비했느냐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번뜩이는 ‘용병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약속된 플레이를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그렇다고 수장의 비중이 낮다고 볼 순 없다. 결이 다를 뿐이다. 축구는 포메이션부터 전술 콘셉트, 전력분석 등에 이르기까지 감독 철학이 팀 전체를 관통한다. 배구는 로테이션 변화가 즉각적인 경기력 차이로 이어진다. 리시브 이후 득점 효율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날이 갈수록 감독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많아지고 있다. 단순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넘어, 그 과정까지도 세세하게 조명된다. ‘최고의 캡틴’이라 칭송받은 박지성이 스스로 “난 지도자를 잘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한 배경이다. 선수 개개인에 맞는 지도방식을 선보여야 한다. 박지성은 최근 한 SNS 채널에 출연해 “직접적인 이야기를 건넬 순 있어도 인물 성향, 팀 경기력, 라커룸 온도까지 두루 헤아리는 ‘곡선의 대화’는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감독은 무대에 서지 않는다. 득점도, 어시스트도 없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감독을 웬만한 에이스 이상으로 바라본다. 한 팀이 어떤 방식으로 상대와 싸우고 버틸지 감독의 손에서부터 시작한다. 종목에 따라 무게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감독이 팀의 방향과 기준을 결정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모두가 잠든 새벽, 감독 방의 불빛이 쉬이 꺼지지 않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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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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