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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황금 열쇠 딱 5개라더니…

조선일보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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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황금 열쇠 딱 5개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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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군, 나이지리아 소재 이슬람국가 테러리스트 공습"
강훈식 실장이 말한 5명 외에도 스타머·마크롱·젤렌스키 등 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2020년 4월 백악관 사우스론에 트럭 운전사들을 초청했을 당시 이들에게 선물한 황금 열쇠를 들고 있다. 이 열쇠가 당시 미 언론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백악관 유튜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2020년 4월 백악관 사우스론에 트럭 운전사들을 초청했을 당시 이들에게 선물한 황금 열쇠를 들고 있다. 이 열쇠가 당시 미 언론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백악관 유튜브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황금 열쇠를 선물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5개 제작된 황금 열쇠 중 마지막 남은 1개”라면서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 열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하지만 다섯 사람 말고도 트럼프에게 황금 열쇠를 받은 인사들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강경화 주미 대사에게 신임장을 받을 때 열쇠를 전달했는데, 이날 함께 트럼프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마그찬 일리야소프 주미 카자흐스탄 대사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열쇠와 야구 모자를 선물받았다. 주미 카자흐스탄 대사관은 페이스북에 “트럼프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에 대해 ‘국제 관계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를 가진 경륜 있고 멋진 정치인’이라고 존경을 표하며 상징적인 백악관 열쇠와 사인이 들어간 야구 모자를 선물했다”고 알렸다.

이 글과 함께 올라온 황금 열쇠는 강훈식 실장이 올린 황금 열쇠와 똑같은 형태였다. 강 실장이 언급한 황금 열쇠 수신인 다섯 명 외에 최소 한 명(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더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 황금 열쇠를 받은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終戰)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8월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에게 이 열쇠를 선물했다. 당시 트럼프와 정상들이 회동한 장면을 보면 집무실 내 대통령 전용 책상인 결단의 탁상에 열쇠가 든 나무 상자가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크롱은 이 열쇠를 두 손에 들고 트럼프 안내를 받아 백악관 선물 전시장을 둘러봤다.

일함 알리예프(왼쪽)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지난 8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은 황금 열쇠를 들어보이고 있다. /바쿠 뉴스

일함 알리예프(왼쪽)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지난 8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은 황금 열쇠를 들어보이고 있다. /바쿠 뉴스


트럼프가 관세와 분쟁 종식 등 자신의 국정 목표에 응하는 지도자들에게 이 선물을 대량으로 건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지난 8월 트럼프 중재로 백악관에서 30년 넘게 분쟁해온 접경국 아르메니아와 평화협정을 맺으러 워싱턴 DC 백악관을 찾았다. 이때 트럼프는 알리예프 배우자를 위해 직접 스카프를 골라 건네면서 주위 참모들에게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황금 열쇠를 언급하며 ‘알리예프 선물 가방에 꼭 열쇠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트럼프의 황금 열쇠가 국가 지도자나 기업인, 스포츠 스타 등 VIP만을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닐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 열쇠는 1기 때인 2020년 4월 16일 트럼프가 백악관에 초청한 트럭 운전사 4명에게 선물해 주목받았다. 당시 미국 언론들이 “미스터리한 이 열쇠 용도가 불분명하다”고 했는데, 백악관은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면서 운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한 기념품”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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