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행진 외식 물가에 ‘한숨’
외식 물가가 고공 행진을 하며 송년회 시즌에 지출이 늘어난 직장인들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세는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도 키우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외식 물가 평균 상승률은 3.1%로,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2.1%)보다 1.0%포인트 높았다. 달러당 1400원대 고환율로 수입 식재료 가격이 오른 데다 인건비·임대료 부담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외식 물가를 밀어 올렸다. 게다가 유통·외식 업체들은 고환율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잇따라 예고하면서, 내년에도 외식 물가 압박은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2.1% 오를 때 외식은 3.1% 올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외식 물가 평균 상승률은 3.1%로,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2.1%)보다 1.0%포인트 높았다. 달러당 1400원대 고환율로 수입 식재료 가격이 오른 데다 인건비·임대료 부담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외식 물가를 밀어 올렸다. 게다가 유통·외식 업체들은 고환율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잇따라 예고하면서, 내년에도 외식 물가 압박은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
◇소비자물가 2.1% 오를 때 외식은 3.1% 올라
25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외식 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매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외식 물가는 주요 외식 39개 품목을 조사한 것이다. 지난달만 해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였지만, 외식 물가 상승률은 2.8%였다.
김밥, 칼국수 등 서민들이 주로 먹는 대표 외식 메뉴 가격은 1년 새 오름폭이 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비교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700원으로 1년 전(3500원)보다 5.7% 올랐다. 칼국수는 같은 기간 4.9% 올라(9385원→9846원) 평균 가격 1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 밖에도 김치찌개 백반(4.7%), 삼계탕(4.2%), 냉면(4.2%) 등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1년 만에 일제히 올랐다.
◇”지출 압박에 송년회를 신년으로 늦춰”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당장 연말 송년회가 예정된 직장인들은 지출 압박을 크게 느끼고 있다. 참가격에 따르면, 송년회 단골 메뉴인 외식 삼겹살은 지난달 서울 기준 1인분에 2만861원으로 2만원을 넘어섰다. 작년보다 3.9% 오른 것이다. 한우 가격도 올랐다. 한우 도매 가격은 이달 들어 ㎏당 평균 2만407원으로, 지난해 12월(1만7709원)보다 15.2% 올랐다. 송년회 테이블에 오르는 주류 가격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맥주는 전년 같은 달 대비 1.2% 오르며 작년 10월(1.6%)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고, 외식 소주도 0.8% 오르면서 5월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보다 송년 모임 횟수나 규모를 줄이려는 직장인들도 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36)씨는 “이번 달만 송년 모임이 6개”라며 “연이은 송년회가 경제적으로 부담되기도 해서 친한 고교 동창들과 송년회는 다음 달 신년 모임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새해 가격 인상 발표
그런데 외식 물가 상승세는 새해에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고환율 등으로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달 대비 2.6%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입 닭고기·쇠고기가 각각 전년보다 33.8%, 15.4% 오르는 등 식재료의 상승 폭이 컸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분은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내년에도 외식 물가는 지속적인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통업계나 외식 브랜드 등에서는 새해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다음 달 1일부터 대용량 커피 등 PB(자체 브랜드) 제품 40종의 가격을 최대 25% 인상하기로 했고, GS25도 다음 달부터 팝콘 등 일부 PB 제품 가격을 최대 5.9% 올리기로 했다. 한 샤브샤브 전문점은 다음 달 1일부터 전 메뉴 가격을 평균 3.3% 인상하기로 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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