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게이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7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통일교가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들에게 두루 접근해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아 ‘편파 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당시 수사 필요성을 놓고 지휘부와 실무진의 기류가 미묘하게 달랐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특검 관계자는 “특검이 (민주당 관련)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 특정 정당을 위한 편파 수사라는 취지의 보도나 주장이 잇따르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민주당 관련 의혹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수사팀 내 어떠한 이견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팀 내에서는 지난 8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과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에게 수천만원 대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이 나온 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사하자”는 의견이 나왔었다고 한다. 특히 전 장관의 경우 “‘한·일 해저터널 사업’ 관련 청탁을 하면서 현금 4000만원과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2점을 줬다”는 구체적인 진술이 나왔기 때문에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민 특검 등 지휘부는 구체적인 지시나 판단 없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 대한 수사 여부를 놓고 특검 내부 기류가 엇갈렸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팀의 한 검사는 “윤씨가 처음에는 간만 보려다가 차차 구체적인 정황을 말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적극적으로 진술을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씨가 구속 기소될 무렵 한 검사가 ‘민주당도 돈 받았다는 진술이 있는데 (위에선) 왜 그쪽은 수사할 생각이 없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특검 내 갈등이 노골적으로 부딪히지는 않았었다고 한다. 특검 한 관계자는 “사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애매해 공소 기각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며 “그래서 팀장급 부장검사 2명이 소속 검찰청으로 파견 복귀하면서, 내사 사건 번호만 따놓고 사건을 경찰로 넘기자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류가 달랐던 것은 맞지만, 특검이 수사팀의 수사를 막은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특검에 파견됐다가 복귀한 한 검사는 “특검이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파견 검사들이 다들 복귀하겠다고 나섰다. 민 특검도 돌려보내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야당에서는 “민중기 특검을 특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혜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