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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한반도, 난대·아열대 신종 식물 14종 확인...미기록종도 83종 발견

조선일보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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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한반도, 난대·아열대 신종 식물 14종 확인...미기록종도 83종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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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15년간 연구
미기록종 '방울유령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미기록종 '방울유령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국내에 난대·아열대 신종(新種) 식물이 14종 발견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온난화 여파로 한반도가 뜨거워지면서 세계적으로 보고되지 않았던 난대·아열대 속성의 식물이 나타난 것이다.

5일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11월까지 15년간 제주도와 남해안·울릉도 일대를 대상으로 난대·아열대 신종 및 미기록종 식물을 연구한 결과, 신종 14종과 미기록종 83종 등 총 97종이 새로 발견됐다. 신종은 세계적으로 처음 밝혀진 새로운 종, 미기록종은 다른 나라에 분포하는 것은 알려졌으나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기록되는 종을 의미한다.

신종 '울릉꽃장포'. /국립생물자원관

신종 '울릉꽃장포'. /국립생물자원관


신종 '좀목포사초'. /국립생물자원관

신종 '좀목포사초'. /국립생물자원관


보통 신종은 해당 식물이 발견된 지역명을 딴다. 울릉도 나리분지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울릉꽃장포’는 울릉과 꽃장포(습기가 있는 바위에서 자라며 겨울을 이겨내고 여러해 생존하는 풀)를 합친 것이다. 지리산 노고단 등 바위가 많은 환경에서 자라는 ‘좀목포사초’는 기존 ‘목포사초’보다 크기가 작다는 의미로 앞에 ‘좀’이 붙었다. 제주 서귀포시 돈내코에서 발견된 ‘탐라까치수염’, 남해안에서 발견된 ‘남도분취’ 등도 지역이 담겨 있다.

미기록종은 해외에서 보고된 학명(學名)을 따르되, 이름만 듣고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형태를 이름에 담는 경우가 많다. 제주시 구좌읍 저수지에서 발견된 ‘가시연꽃’, 인도·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넘어온 하얗고 반투명한 ‘방울유령란’ 등이 대표적이다. ‘영주풀’ ‘긴영주풀’처럼 제주의 옛 지명인 영주를 딴 이름도 있다.

가시연꽃. /국립생물자원관

가시연꽃. /국립생물자원관


긴영주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긴영주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외래 난대·아열대 생물은 주로 제주도 같은 더운 섬으로 들어와 번식한 후 점차 내륙으로 진출하게 된다. 토종 생물도 내륙이 뜨거워지면서 서식 범위를 넓히게 된다. 우리나라에선 제주 서부 곶자왈에만 살던 ‘빌레나무’가 남부 지방 전역으로 분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임은영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연구사는 “기후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전역의 아열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식물종 연구를 통한 외래종 이입 관리, 토종 식물 보전 등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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