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도 하루 1조대 공매도 지속
방어주→경기민감주 포지션 이동
전문가 “AI 변동성, 일시 조정국면”
방어주→경기민감주 포지션 이동
전문가 “AI 변동성, 일시 조정국면”
‘검은 수요일’ 이후 하루 뒤인 6일에도 공매도 거래대금이 1조5000억 원 안팎으로 집계되며 하락 베팅 압력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증시 급등과 함께 공매도 규모가 전월 대비 약 70% 늘어난 데 이어, 11월 들어서도 이 추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코스피 1조1913억 원·코스닥 2929억 원)은 1조4842억 원을 기록하며 통상 조정기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5일 코스피·코스닥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9072억원으로 2023년 7월 이후 2년 3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대규모 공매도 거래가 이어진 것이다.
5일과 6일 양일간 공매도 상위 종목 구성은 방어주에서 경기민감주로 이동한 양상이다.
5일에는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54.9%), 에스원(46.1%), 영원무역(39.3%), 삼성에스디에스(23.9%), 신한지주(18.6%) 등 리츠·IT·보험 등 방어형 종목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6일에는 카카오뱅크(41.9%), 한솔케미칼(31.9%), 하이트진로(26.0%), 한국콜마(22.9%), 삼성화재(21.9%) 등 금융·소비·화학 업종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공매도 자금이 단기 하락 대응이 아닌 섹터별 전략적 포지션 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공매도 하락 베팅의 중심축은 외국인 자금이다. 6일 기준 외국인 공매도 거래대금은 7148억 원을 기록해 전일(1조1867억 원)보다 감소했지만 전체 비중은 약 60% 안팎을 유지됐다. 외국인 비중은 공매도 재개 이후 꾸준히 60~70% 구간을 유지하며 국내 시장의 구조적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월별 통계로 보면 공매도 거래 규모의 확장세는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일평균 1조1800억 원으로 9월(6800억 원) 대비 약 70% 증가했다. 이는 2025년 4월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가장 높은 월간 규모다. 11월 들어서도 6일까지 일평균 약 1조3000억 원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급등장 이후의 고점 피로감이 공매도를 통해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공매도가 단순한 하락 베팅에서 ‘전략형 숏’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국인 자금이 고평가된 성장주를 회피하고 실적 변동성이 큰 업종으로 옮겨가며 포트폴리오 조정성 매도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락은 과도한 AI 기대와 외국인 수급 변동이 맞물린 결과”라며 “AI 투자 확산이 새로운 변동성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수 급등락은 앞으로도 자주 나타날 수 있으며, 높은 밸류에이션 국면에서 이런 충격은 불가피하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변동성 자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정이 강세장 연장선상에 놓인 일시적 흐름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조정 없는 상승은 없다”며 “2025년 4월부터 이어진 강세장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급락은 대세 상승장의 쉼표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산업의 확장 사이클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닷컴버블과 같은 붕괴 국면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김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