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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얕봤다 체면 구긴 미국, 자신감 얻은 중국…“미·중 안정” 강조하며 더 큰 갈등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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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얕봤다 체면 구긴 미국, 자신감 얻은 중국…“미·중 안정” 강조하며 더 큰 갈등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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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7개월, 미국 판정패 진단 속 휴전
희토류·기술 수출통제 상대방 약점 확인
위장된 휴전에 긴장 유지…핵전쟁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현지시간) 부산에서 만나 마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현지시간) 부산에서 만나 마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산 정상회담으로 미·중 무역전쟁은 한동안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한 미·중이 더 치밀하게 준비하며 더욱 큰 갈등을 조만간 재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구체적 합의 성과를 알리는 대신 ‘미·중 관계가 안정돼 있고 앞으로 잘 지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공동문서도 발표되지 않았다. 양국 정부가 공통적으로 인정한 구체적 합의 내용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미국의 수출통제 대상 기업 확대 유예, 미국의 펜타닐 관세 철회, 상대방 국적선사 입항 수수료 유예뿐이다.

미국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통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를 알렸고, 중국은 상무부 대변인과 기자의 질의응답 형식 보도자료에서 미국이 중국 조선·해운·물류 산업에 대한 301조 조사 유예 사실을 알렸다.

김재덕 산업연구원 북경지원장은 “정상회담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으나 잔칫집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로 요약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본다면 미·중이 당분간 대화와 협상을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무역장벽이나 제재를 강화·확전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소강상태가 될 것 같다. 이로 인해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지원장은 “하지만 최근 흐름은 미·중이 상호 제재나 장벽을 추가로 세웠다가 협상 직전 또는 직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거나 시행을 연기하는 수준의 협상 반복이라 글로벌한 긴장은 지속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양측 모두 전략적 분야에서 서로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줄일 시간을 벌게 됐다”며 “(휴전 기간) 양측 모두 더 큰 싸움에서 영향력을 확보할 것을 모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외견상 ‘무승부’의 모습을 연출했지만 여러 서방 매체와 연구자들은 ‘중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반중 강경인사로 이뤄진 트럼프 행정부 내에 ‘중국통’이 없었다는 것이 이유로 지목됐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팀은 부채에 시달리는 중국 경제가 거의 붕괴 직전이며, 시 주석이 관세 위협에 직면하면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2기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며 “그러나 중국 경제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회복력 있었고, 중국 협상팀은 강력한 반격의지를 보였는데 이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 인사들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은 이제 중국이 미국에 실질적 경제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경쟁자를 상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은 자신감을 얻었다. 칭화대전략안전연구센터는 31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략 능력을 평가하는 포럼을 열고 “이번 무역전쟁은 미국의 전략 능력이 비교적 짧은 시간 심각한 쇠퇴를 경험했음을 보여준다”며 “다음 단계에서 미국의 전략 능력은 부분적으로 회복될 수 있지만, 구조적 요인으로 미국의 전략 능력과 이를 지지하는 패권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는 미국이 물러선 결정적 이유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약점을 노출한 셈이 된 것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기술수출 통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이 9월 ‘50%룰’(기술 수출통제 기업 대상을 해당 기업이 지분 50% 이상을 가진 자회사까지 확대하는 것)을 발표하며 희토류 추가 수출통제로 맞붙은 것이 단적이다. 이 조치는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회사가 모회사인 현지 반도체 회사 넥스페리아 경영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미·중은 ‘전술적 휴전’에 들어섰지만, 휴전 이후를 구상한 ‘전략적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7월 중앙아시아 5개국과 광물 협정을 맺으면서 중국의 국익을 해칠 수 있는 제3국과 동맹을 맺지 못하는 조약을 체결했다. 미국은 호주·일본과 희토류 동맹을 맺었다.

미·중의 전략과 얽힌 분야에서 제3국이 받을 압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김 지원장은 “중국은 미국에 맞서면서 제재 수단을 정비하게 됐다. 이 칼이 한국을 겨냥해 날아온다면 더욱 상대하기 까다로워진다”며 “현재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뿐만이 아니라 한화그룹의 중국 사업 전체가 표적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의 전략적 경쟁으로 핵 문제 등이 불거질 위험까지 더해졌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거론하며 다른 나라들처럼 미국도 핵무기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과의 정상회담 하루 전 한국에 핵 추진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핵 전문가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위싱턴포스트에 “미국의 핵 개발은 중국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체 연구 프로그램을 더 가속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경주 APEC] 미중 회담은 중국의 판정승?···“미국과 대등한 ‘경제 초강대국’ 자신감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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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동북아 정세에 후폭풍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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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핵실험 재개 선언, 냉전 시대로 회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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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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