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기존 4.50%에서 4.25%(상단기준)으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첫번째 인하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란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해온 연준이 방향을 바꾼 건 고용부진 때문이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4.0~4.25%로 인하했다.[사진|연합뉴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마침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미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4.2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첫번째 기준금리 인하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로 한국(2.50%)과 미국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좁아졌다.
지금까지 연준은 시장 안팎의 거듭된 금리인하 압박에도 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염두에 둔 것보다 (기준금리를) 더 크게 내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주택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연준을 압박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 결정이 매번 늦는다)'라고 불렀고, '루저' '고집불통 바보' 등 원색적인 언어를 사용해 비난하기도 했다.
이런 압박에도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한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관세가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는 거다. 이처럼 견고했던 연준의 금리동결 기조를 꺾은 건 고용이었다. 최근 미국 고용 지표가 급격하게 둔화하면서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 6일 미국 노동부는 8월 농업을 제외한 신규 고용이 2만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7만5000명의 30%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7월 고용 증가폭도 시장의 전망치(10만4000명)를 크게 밑도는 7만3000명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고용을 금리인하 요인으로 언급했다. 그는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소 상승했다"며 "고용 시장의 하방 위험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리인하는 위험 관리 차원"이라며 "노동시장과 관련된 위험의 양상이 매우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두차례 더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예상 기준금리가 기존 3.9%에서 3.6%로 0.3%포인트 낮아졌기 때문이다. 19명의 연준 위원 가운데 올해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한 연준 위원은 12명이었다. 그중 9명이 두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다만, 추가 인하가 가능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향한 우려가 여전해서다. 파월 의장은 관세 정책의 영향을 묻는 말에 "실제로 상품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아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까지 점차 누적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당초 연준이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것이란 시장의 전망과 달리 스몰컷(기준금리 0.25%포인트)에 그친 것도 인플레이션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연 연준은 올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을까. 올해 남은 미 연준의 FOMC는 10월과 12월 두차례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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