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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아랍판 NATO’ 창설 제안…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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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아랍판 NATO’ 창설 제안…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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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왼쪽)와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오른쪽)이 지난 28일(현지시각) 이집트 뉴알라메인시티 내각 본부에서 만나 대화하던 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왼쪽)와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오른쪽)이 지난 28일(현지시각) 이집트 뉴알라메인시티 내각 본부에서 만나 대화하던 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으로 충격받은 아랍국가들에 아랍통합군 창설을 제안했다. 미국은 카타르와 이스라엘을 오가며 공습 뒤처리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레바논 매체 알아크바르 13일(현지시각) 보도를 보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아랍국가들을 보호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형태의 아랍통합군을 창설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는 카타르 도하에서 14~15일 열리는 아랍-이슬람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련국들에 이런 제안을 했다고는 한 이집트 고위 관계자를 인용한 것이다. 나토는 미국과 유럽국가 등 32개국이 가입해 있고, 회원국이 공격받을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군사동맹이다.



이집트가 제안한 아랍통합군은 이집트가 첫 번째 명령 권한을,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걸프국가가 두 번째 명령권을 갖는 형태다. 이를 위해 이집트는 참모총장과 2만명의 군인을 아랍통합군에 파견하고, 필요하면 모로코와 알제리의 용병도 사용하자는 복안을 내놨다. 이집트 고위 관계자는 “아랍통합군 창설이 이스라엘에 대한 선전포고로 변질되지 않게 한다는 믿음이 공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9년 전 아랍통합군을 처음 제안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난 9일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을 계기로 다시 주변국의 호응을 구하고 나선 것이다. 2014년과 2018년에도 걸프협력회의(GCC) 군사 동맹체를 결성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작은 나라들이 큰 나라들에 군 통제권을 이양하는 것을 꺼려 흐지부지됐다. 2019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을 모아 반이란 아랍연합군 성격의 중동전략동맹(MESA)을 만들려 했지만, 역시 실현되지는 않았다. 걸프협력회의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이 포함되어 있다.



카타르 국왕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가 지난 11일 카타르 도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 와합 모스크에서 열린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카타르군 장교 등에 대한 장례식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UPI 연합뉴스

카타르 국왕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가 지난 11일 카타르 도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 와합 모스크에서 열린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카타르군 장교 등에 대한 장례식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UPI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을 둘러싼 각국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카타르 총리는 12일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도 배석한 이 자리에서 안보 협력과 함께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 이후 카타르의 중재국으로서 미래를 논의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4~15일 이스라엘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고, ‘통곡의 벽’으로 알려진 예루살렘 성전 서쪽 벽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12일 국제연합(UN) 총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결의를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한국 등 142개국이 찬성했고, 이스라엘과 미국·아르헨티나 등 10개국이 반대, 체코 등 10개국이 기권했다. 전날인 11일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도하 공습을 규탄했다. 한국 등 15개 이사국은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전쟁과 고통을 종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습 주체인 이스라엘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과 관련된 전말도 추가로 공개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카타르 지도부 제거에 실패했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14일 엑스에서 “카타르에 사는 하마스 테러리스트 지도자들은 가자의 사람들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이들을 제거하면 인질 전원 석방과 종전으로 가는 주된 장애물이 사라질 것”이라고 썼다.



공습 당시 이스라엘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4대와 F-15 전투기 8대가 홍해에서 높은 궤도로 쏜 탄도 미사일이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을 지나 카타르에 떨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공격 시작 몇 분 전에 미군에 통보했지만, 목표물을 알려주지 않아, 미군이 직접 미사일의 궤적을 분석해 목적지가 도하임을 확인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에 통보가 와서 공격을 되돌리거나 멈추게 할 방법이 없다”며 “절대 상상할 수 없던 작전”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격으로 미국이 이란에 대항해 만드는 아랍 권역 방공 시스템 구축에 지장이 갈 것이라고 중동국 관계자는 말했다.



이스라엘 국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은 카타르 지상에서 하마스 지도부를 암살하는 작전을 실행하길 거부했고, 공습에도 반대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게이트로 카타르와 유착 의혹이 이는 상황을 뒤집으려 카타르를 공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님로드 노빅 ‘이스라엘 정책 포럼’ 분석가는 “카타르에 하마스 지도부를 유치하고, 자금을 지원하고, 중재를 맡아줄 걸 요청했던 사람(네타냐후)이 갑자기 적대적이 됐다”며 “만약 당신이 카타르에 충성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면 카타르를 공격하는 것보다 더 좋은 수단은 없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카타르게이트는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 등이 카타르로부터 뇌물을 받고 카타르에 유리한 여론이 조성되도록 한 사건으로, 네타냐후 총리도 금품을 수수했단 의혹이 일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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