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찰리 커크가 피격을 당하기 전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USA’ 창립자 겸 대표 찰리 커크(31)가 대학 연설 중 총격 살해당한 가운데,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총격 관련 질문이 큐사인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커크는 10일 유타주 오렘의 유타 밸리 대학교 캠퍼스에서 자신의 단체가 주최한 토론 행사 중 총격으로 숨졌다
총격 직전 커크는 한 관중이 던진 총기 난사와 총기 폭력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 질문자가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트랜스젠더가 저지른 대량 총격범이 몇 명인지 아냐”고 묻자, 커크는 “너무 많다”고 답했다. 이어 질문자는 “그럼 지난 10년간 미국 총기 난사범은 몇 명이었냐”고 질문하자, 커크는 “갱단 폭력을 포함해서 묻는 겁니까, 아니면 제외하고냐”라고 되물었다.
이 순간 한 발의 총성이 들렸고, 커크는 목에 총알을 맞은 채 손쓸 새 없이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주변에선 놀란 듯 비명이 쏟아졌으며,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 목격자는 유타 지역 방송사 ABC4에 “질문자의 질문이 신호(큐사인)처럼 느껴졌다”며 “질문자는 ‘트랜스젠더’와 ‘총기 폭력’에 대해 말을 했는데 ‘총격’ ‘총격범’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순간 총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10일 터닝포인트USA 전국 본부 앞 임시 추모 공간에서 조문객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총격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전 유타 연방 하원의원 제이슨 채피츠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 발의 총성을 들었고, 커크가 뒤로 넘어가는 것을 봤다”고 했다.
총격이 커크를 겨냥해 한 발만 이뤄진 점 등으로 미뤄 정치적 동기의 암살 사건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사건이 벌어진 행사 개최를 앞두고 캠퍼스 내에서는 찬반 의견이 크게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에 커크의 출연을 금지하라는 온라인 청원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이에 대학은 성명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이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커크가 직접 행사 전 X를 통해 자신의 방문을 둘러싼 논란을 보도한 기사를 첨부하며 “유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고 적기도 했다.
AP는 “이번 사건은 최근 몇 년간 양당 정치인과 다양한 이념을 겨냥해 발생해 온 정치 폭력의 증가 추세 속에 또 하나의 사례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직 총격 용의자는 특정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이 현재까지 2명을 체포했지만, 모두 조사 후 석방됐다. 카슈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X에 “구금됐던 인물이 법 집행 기관의 심문을 받은 뒤 석방됐다”며 “그 외의 세부 사항은 제공하지 않는다. 수사는 계속되고 있으며, 투명성 차원에서 계속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만 적었다.
한편 커크가 창립자 겸 대표로 있던 터닝포인트USA는 2012년 설립됐다. 초기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커크가 대학가에서 진보 진영과 공개적으로 맞서는 스타일을 내세우며 보수 성향의 영향력 있는 후원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2016년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엔 입지를 더욱 키웠고, 선거 기간 트럼프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개인 보좌역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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