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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라이더컵] 유럽 “어게인 2023”, 미국 “새 판 짰다”

조선일보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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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라이더컵] 유럽 “어게인 2023”, 미국 “새 판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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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 "원화 약세, 한국 강력한 경제 기초 여건과 부합 안해"
유럽, 1명 빼고 우승 멤버 그대로
“대회 전략은 2년 전과 다를 것”

미국은 절반 바꾸고 설욕 노려
셰플러·매킬로이 맞대결 관심
‘새로운 도전, 하지만 같은 얼굴의 선수들(same faces).’

1일(현지 시각) 라이더컵 유럽팀 출전 선수 12명이 발표되자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 한 문장으로 명단을 요약했다. 유럽팀 단장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이날 지명한 선수 6명을 기존 자동 선발 선수 6명과 합쳐 보니, ‘2023 로마’ 우승 멤버와 거의 같았기 때문이다. 당시 12명 중 11명이 올해 뉴욕 대회(26~28일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에도 출전하게 됐다. 2023 멤버 중 빠진 1명은 덴마크의 니콜라이 호이고르. 그런데 그 자리를 일란성 쌍둥이 동생인 라스무스 호이고르가 채웠다. 2년 전과 선수 얼굴이 같다는 말은 ‘수사(修辭)’에만 그친 게 아닌 셈이다.

2023년 라이더컵 유럽팀 로리 매킬로이가 싱글 매치에서 샘 번스를 3&1(한 홀 남기고 세 홀 차 승리)로 꺾은 뒤 포효하고 있다(왼쪽). 미국 팀 스코티 셰플러가 2023년 라이더컵 첫날 포볼 매치 17번 홀에서 버디를 따낸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게티이미지코리아

2023년 라이더컵 유럽팀 로리 매킬로이가 싱글 매치에서 샘 번스를 3&1(한 홀 남기고 세 홀 차 승리)로 꺾은 뒤 포효하고 있다(왼쪽). 미국 팀 스코티 셰플러가 2023년 라이더컵 첫날 포볼 매치 17번 홀에서 버디를 따낸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게티이미지코리아


◇12명 중 11명이 그대로 출전

도널드는 라이더컵 포인트 기준 자동 선발(1~6위) 바로 다음 순위인 7~11위 선수들에게 지명권 5장을 행사했다. 성적순에 따라 안정적으로 선수를 선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엔 지난 대회와 멤버 구성을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려는 도널드의 전략적 선택도 깔려 있었다. 단장 지명 선수만 보면 지난 대회와 비교해 6명 중 3명이 바뀌었는데, 2023년 우승 멤버 중 이번에 자동 선발되지 않은 선수를 ‘단장 픽’으로 다시 불러들인 것이다.

라이더컵 단장이 직전 대회와 비교해 선수를 딱 한 명만 바꾼 건 1979년 라이더컵이 유럽과 미국의 대결로 개편된 이후 가장 적은 교체 기록이다. 자신이 잘 아는 선수들과 함께한 2년 전 우승 경험을 앞세워 2연승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도널드는 다만 “라이더컵 원정 경기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무대”라며 “선수 조합이나 출전 순번 등을 그대로 ‘붙여넣기’ 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라이더컵은 코스 특성과 열광적인 팬들의 응원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홈팀 승률이 매우 높다. 실제 최근 20년간 홈팀이 패한 경우는 2012년 미국팀이 유일하다.

설욕을 노리는 미국은 지난 대회와 비교해 12명 중 절반인 6명을 교체하며 새판을 짰다. ‘플레잉 캡틴’으로 나설 수도 있다는 예상을 깨고 미국팀 단장 역할에 집중하기로 한 키건 브래들리는 “오직 라이더컵 승리만 생각하고 선수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세기의 맞대결 이뤄질까

유럽팀 명단까지 확정되면서 세계적인 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세계 2위·북아일랜드)와 스코티 셰플러(1위·미국)가 벌일 자존심 싸움에 관심이 쏠린다. 둘은 처음 함께 출전한 2021년 대회부터 맞대결을 펼친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둘 중 더 활약한 선수의 팀이 이겼다.

미국이 우승한 2021년엔 처음 출전한 셰플러가 당시 세계 1위 욘 람을 꺾는 등 2승 1무로 맹활약했고, 매킬로이는 1승 3패로 부진했다. 반대로 지난 2023년 유럽 대회에선 매킬로이가 4승 1패로 팀을 이끈 반면, 셰플러는 2패 2무로 침묵했고, 유럽이 트로피를 가져갔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올해 각 팀 단장이 제출하는 명단에 따라서 둘은 처음으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첫날과 둘째 날엔 팀 경기로 하루에 포섬(foursomes·둘이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과 포볼(four-ball·각자 경기해 둘 중 더 나은 성적을 반영)을 4경기씩 총 8경기 벌인다. 마지막 날엔 1대1 대결을 12경기 치른다. 올해 셰플러는 메이저 2승 포함 5승,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을 비롯해 3승을 기록했다.


양 팀 선수단은 명단 확정을 계기로 벌써 신경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미국팀 브라이슨 디섐보는 “유럽 선수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미국 팬들이 두 배는 거친 응원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도널드 단장은 “관중은 아주 시끄러울 거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찾아 분위기가 더 고조될 테지만, 다 예상 범위 안에 있는 일”이라고 맞받았다.

☞라이더컵(Ryder Cup)

2년마다 열리는 미국과 유럽의 프로골프 단체 대항전. 1927년 미국과 영국의 맞대결로 시작해, 1979년부터는 미국과 유럽 팀이 격돌하고 있다. 영국 사업가 새뮤얼 라이더가 트로피를 기증하면서 ‘라이더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상금은 없지만, 국가와 대륙의 명예를 건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과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으로 유명하다.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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