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포스터. SIWFF 제공 |
지난 4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국내 개봉으로 엿볼 수 있었던 인도 여성 영화의 눈부신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동시대 인도 여성 영화를 조명하는 특별전이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에서 열린다.
21일 개막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발리우드 상업 영화 밖에서 인도 사회의 다층적인 현실을 조명하는 여성 영화인들의 작품을 상영하는 ‘확장된 시선: 인도의 재구성’을 올해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을 비롯해 18살 소녀의 욕망을 섬세하게 그린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수상작 ‘걸스 윌 비 걸스’, 음악가를 꿈꾸는 소녀가 겪어야 하는 현실과 성장을 사실적으로 담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빌리지 락스타 2’ 등을 비롯해 장편 7편과 인도국가영화아카데미(FTII) 여성 졸업생들이 참여한 단편 모음 프로젝트 ‘우리만의 방: 기억 아카이브’를 포함해 20편을 상영한다.
여성의 몸과 기억, 경계에 선 존재로서의 삶을 탐구해온 한국계 캐나다 감독 헬렌 리(60)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 ‘헬렌 리: 여기와 어딘가 사이’도 영화제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귀한 기회다.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캐나다로 이주한 헬렌 리는 여성의 가슴에 난 점을 소재로 인종적 편견과 섹슈얼리티 문제를 실험적으로 그려낸 1990년 데뷔작 ‘샐리의 애교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나의 나이아가라’, 샌드라 오 주연의 ‘먹이’ 등 서구 사회 속 아시아계 여성의 삶과 관계를 다뤘다. 초기작인 세 작품 외에도 가족의 분단사와 개인의 기억을 교차시키는 에세이 다큐멘터리 ‘파리에서 평양까지’, 세월호 참사를 배경으로 부녀 관계와 애도의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한 단편 극영화 ‘텐더니스’ 등 지난해 완성한 최신작까지 12편을 상영한다.
해마다 중요한 여성주의 현안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는 쟁점 포럼의 올해 제목은 ‘광장의 종횡무진’이다. 지난겨울 응원봉을 든 여성들이 주도했던 탄핵 집회와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투쟁, 1931년 국내 최초의 고공농성자 ‘체공녀’ 강주룡부터 2024년 한국옵티칼까지 면면히 이어져온 여성 노동자들의 고공 투쟁 등이 다뤄진다. 개막작은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을 앞두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젊은 여성 체조 선수가 낙태를 금지하는 필리핀 사회의 압력 속에서 겪는 사건을 그리는 앙투아네트 하다오네 감독의 ‘선샤인’이다. 21~27일 메가박스 신촌에서 38개국 138편의 여성 영화를 상영한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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