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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김진민 감독, 톱스타 캐스팅 고집하지 않는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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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로 돌아온 김진민 감독
유아인 논란으로 빨간불 켜졌던 드라마
"안은진, 연기적으로 강한 힘 가진 배우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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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감독이 '종말의 바보'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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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의 상습 마약류 투약 혐의 탓에 빨간불이 켜졌던 '종말의 바보'를 연출한 김진민 감독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김진민 감독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작품은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종말의 바보'를 원작으로 한다. 김 감독은 '인간수업' '마이 네임'에 이어 또 한 번 신선한 소재의 작품을 선보였다.

유아인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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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감독이 유아인을 언급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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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는 당초 지난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공개를 보류했다가 최근 대중을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작품의 공개 전, 유아인을 둘러싼 논란이 터졌을 때를 회상하며 "이 드라마와는 좀 별개의 일로 제기가 됐다. 처음에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봤다.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저 사람의 개인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이 맞물려 돌아가겠구나' 하면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종말의 바보'를 공개할 수 있게 된 것과 관련해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내부적으로 좋은 결정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가 솔직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종말의 바보'가 많은 이들의 노력이 담긴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그는 "중간에 이런 저런 일이 있어 다들 나한테 (공개 시기를) 물어보다가 어느 순간 그렇게 하지 않더라. 올해 연말 정도 생각했던 것 같다. 몇 분께 전화해 보니까 '생각보다 빨리 나와줘서 고맙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김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스토리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아인의 분량이 일부 조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서도 "(유아인이) 주인공 남자친구 역할이라서 큰 비중이었다. 배우의 특정 부분을 고의적으로 뺀 건 생각보다 많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인씨 캐릭터는 해석이 어려웠을 거다. 연출 입장에서는 연기할 때 돌파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면서 유아인의 연기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크다고 이야기했다.

'종말의 바보' 향한 호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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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감독이 안은진을 칭찬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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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 등장한다는 점 외에도 '종말의 바보'를 향한 호불호는 존재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만들면서도 (시청자가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 '종말의 바보' 원작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 드라마는 그들의 이야기를 섞어 마을의 이야기로 풀어나갔다. 드라마를 몇 편 보지 않으면 복잡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밝혔다. 그는 "디스토피아물에서 보지 못했던 설정들로 낯설게 느끼는 분들도 있을 듯했다. 그런 면이 혼란스러움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이런 부분이 위험성은 있지만 '기존 디스토피아물과 다른 디스토피아물이구나' 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은진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신뢰감과 친숙함을 모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가 세경 역할과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봤을 때부터 안은진에게 꽂혔단다. 김 감독은 교실 회상 신을 찍을 때 안은진을 캐스팅한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은진씨가 연기적 면에 있어서 강한 힘을 가진 배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진민 감독의 도전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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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감독이 도전 정신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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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김 감독은 '종말의 바보'를 통해 보는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을까. 그는 사람들에게 '이런 상황이 닥치면 넌 어떻게 살 거야?'라는 질문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작품 자체도 그렇고, 정성주 작가님 대본도 그렇고 좋은 질문이 담겨 있는 대본이라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걸 한 번쯤 생각하는 작품이 됐다면 시청자분들이 제가 하고자 했던 걸 이뤄주셨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기 스타를 고집하는 대신 실험적 캐스팅을 해왔다. '종말의 바보' 또한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스타를 캐스팅하면 거기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하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장이 열려야 한다. '종말의 바보'는 등장인물이 많다. 특급 스타가 오면 그 사람 위주로 대본이 다시 정리돼야 할 거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 외에도 이유는 있다. 김 감독은 "업계가 계속 유지되려면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기 있는 선택을 하면 스타도 나오고 업계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인 배우, 작가와 함께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도 이야기했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는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감독이 '안주하면 끝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단다. 김 감독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목표를 품고 있다고 했다. 그가 '종말의 바보' 이후 선보일 작품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종말의 바보'는 지난달 26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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