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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그런가요?" 4경기 연속 무피안타 '언히터블' 셋업맨은 왜 기록을 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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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그런가요?"

NC 오른손 투수 김재열은 지난 4경기에서 피안타가 하나도 없었다는 얘기에 이렇게 반문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부터 28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4경기에서 4이닝 동안 13타자를 상대하며 볼넷 하나만 내주고 피안타가 하나도 없었다. 시즌을 통틀어도 16경기 15⅔이닝에서 9피안타 5볼넷 12탈삼진. 평균자책점은 1.72에 불과하다. 2일까지 홀드 6개로 팀 내 1위에 올라 있다. 류진욱이 시즌 초반 부침을 겪고, 김영규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김재열이 NC의 핵심 셋업맨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김재열은 4경기 연속 무피안타나 1점대 평균자책점, 팀 내 홀드 1위 같은 숫자에는 연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김재열은 "지금 기록이 좋으니 일부러 보지 않아도 신경이 쓰이는 면이 없지 않다. 그래도 가능한 신경 안 쓰려고 한다. 하루 하루 매 경기 나가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똑같다. 오늘 이 타자, 저 타자 잡아야 한다는 생각만 한다. 자만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해야할까. 그냥 하루를 잘 이겨내자, 작은 것들을 하나씩 쌓아가자 이렇게 생각하면서 지낸다"며 "계속해서 발전하려고 한다. 지금 (발전이)잘 되고 있고, 기록도 좋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자만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항상 초심을 지키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매일, 하루에 집중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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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열은 지난 2021년 KIA에서 잠시 빛나는 시간을 보냈다. 접전을 지키는 투수까지는 아니었지만 24경기에 나와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2022년 47경기 6.07, 지난해 9경기 13.11의 평균자책점에 그쳤고, 시즌이 끝난 뒤 2차 드래프트로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투수 김재열'을 다시 돌아보는 것에서 변신이 시작됐다. 김재열은 "작년 재작년 경험을 돌아 보면 나라는 선수가 단순한 투수로 파악이 된 것 같았다. 작년에 선발 기회를 받고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변화구를 다양하게 개발했고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다. 제구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그 결과를 봤기 때문에 올해는 몰려도 자신있게 던질 수 있게 됐다"며 "계속 던지면서 결과가 나오니까 언제라도 내가 불리한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스스로 쫓기지 않는다. 이제는 타자를 본다. 예전에는 나와 싸웠다. 지금은 승부 보자, 그래 쳐 봐라 하면서 던진다. 결과는 내가 바꿀 수 없는 영역이다. 타자를 잡기 위해 내가 자신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투구 패턴에도 변화가 있었다. 김재열은 "새로운 팀에 왔기 때문에 빨리 보여주겠다는 마음이 앞서서 빠르게 페이스를 올렸다. 코치님들도 그점을 좋게 봐주셨다. 데이터상으로 타자와 싸우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주셨다. 포크볼 데이터가 좋으니 포크볼을 많이 쓰면 좋겠고, 상하 무브먼트를 활용한 투구를 하면 좋겠다고 방향성을 제시해 주셔서 나는 따라가기만 했다. 생각보다 결과가 잘 나와서 그런 시너지 효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한 뒤에는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에 자신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포크볼이 주 무기다. 김재열은 "원래는 커브가 강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많이 던지지 않는다. 포크볼 데이터가 엄청 좋게 나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포크볼을 자신있게 쓰다 보니 또 좋은 결과가 나온다. 커브는 구속이 느려서 건드리려고 하면 건드릴 수 있는 공이다. 포크볼을 쓰면서 위닝샷에 대한 걱정아 없어졌다. 역으로 느린 공을 던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도 2개, 3개 던지다 보면 눈에 익는 것 같았다. 포크볼은 직구처럼 가다가 떨어지니까 타자를 상대하기가 편해졌다"고 밝혔다. 또 "하이패스트볼을 많이 쓰는 편인데 ABS는 스트라이크 선언이 잘 나와서 나에게는 사실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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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앞서는 상황에서 리드를 지키는 일은 더 큰 책임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김재열은 "주변에서 고생하는 자리에서 힘들지 않냐고 하시는데 나는 반대로 이렇게 얘기한다. 누구는 던지고 싶어도 못 던지는 자리다. 팀이 믿어주고 있고, 그 믿음을 NC라는 새로운 팀에 와서 받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생각이 크다. 매일 힘들고 압박이 있지만 어쩌겠나. 내가 행복을 느끼는 자리에서 계속 도전하는 것들이 즐겁다"고 말했다.

가족의 존재 또한 김재열에게 큰 힘이 된다. 막연하게,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 "심리적으로 진짜 영향이 크다. 광주에서는 혼자 지내서 경기 내용을 계속 곱씹었다. NC 와서는 한 번 만루에서 맞은 적이 있는데, 아내가 아이들 예쁜 옷 입혀놓고 있는 걸 보니까 집에 가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가족의 힘이 크다고 느꼈다. 잊어야 하는 일들을 강제로 잊게 된다. 가족에게 받는 영향이 정말 크다. 어릴 때부터 화목한 가정을 상상했는데 야구선수는 직업 특성상 그런 점들이 어렵다. 아내에게도 미안했는데 이적으로 해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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