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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남자부 챔프전①] 역사에 도전하는 대한한공과 주연을 꿈꾸는 OK금융… 그들의 첫 봄 전쟁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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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대한항공 선수단(위)과 OK금융그룹 선수단의 모습. 사진=KOVO 제공


왕관의 주인공을 가릴 때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은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PS)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을 펼친다. 정규시즌 1위에 올라 상대가 결정되기만을 기다린 대한항공, 봄배구 밑바닥부터 적들을 모두 물리치고 마지막 관문에 도착한 OK금융그룹의 빅뱅이 예고됐다.

◆‘최초’

위대한 도전에 나서는 대한항공이다. 어떤 강팀도 성공하지 못한 ‘통합 4연패’를 겨냥한다. 남자부 첫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화재도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의 3연패로 기록 행진을 종료했다. 다음 왕조의 주인이 된 대한항공이 그 아성을 넘어 역대 최고의 팀으로 기억되려 한다.

실력만큼 중요한 운이 일단 대한항공을 도왔다. 통합우승 전제조건인 정규시즌 1위 등극이 올 시즌 유독 드라마틱했다. ‘대항마’ 우리카드와 시즌 최종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치른 끝에, 승점 단 1점을 앞서면서 웃을 수 있었다. 이 또한 자력이 아닌 우리카드의 최종전 패배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손에 땀을 쥐어야 했다.

포기하지 않은 선수단이 있어 가능했다. 종목 특성상 의존도가 큰 외인 덕을 보지 못하고 시즌을 소화했음에도, 여느 팀 못지 않은 경기력을 수놓았다. ‘토종 아포짓’ 임동혁의 파괴력, 이를 온전히 폭발시키는 한선수-유광우라는 국내 최고 세터진이 있기에 가능했다. 정지석, 곽승석, 김규민, 김민재 등 국가대표급 라인업의 탄탄한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그 기운 그대로 4연속 통합우승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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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선수단이 승리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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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브레이커’

대기록에는 희생양이 있는 법. 하지만 남자부 최초 일본인 사령탑인 오기노 마사지 감독을 필두로 신드롬을 일으키는 OK금융그룹은 조연으로 남을 생각이 없다. 8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챔프전 무대를 밟는다는 점도 강력한 동기부여다.

3년 만의 봄배구 분위기는 하늘을 찌른다. 단판제 준플레이오프에서 ‘전통의 강호’ 현대캐피탈을 꺾더니,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는 2위 우리카드를 2연승으로 잡는 업셋으로 장식했다. 정규시즌부터 감지된 상승세의 연장선이다. 3라운드 전패로 주춤한 시기가 있었지만, 4라운드 전승과 함께 가속 페달을 밟더니 안정적으로 3위를 쟁취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 기운 그대로 뜨거운 봄을 만든다.

반가운 기억도 있다. 삼성화재 왕조의 통합 4연패를 가로막은 팀이 바로 OK금융그룹이다. 로버트랜디 시몬 아티스(등록명 시몬)를 중심으로 뭉쳐 2014~2015시즌 정규리그 1위 이후 챔프전 우승까지 노린 삼성화재를 3연승으로 아웃시켜버렸다. 통합 4연패는 물론 챔프전 8연패를 막은 역대급 업셋이었다. 지금 깔린 판이 공교롭게도 그때와 흡사하다. 영광스러운 과거처럼, 이번에는 대한항공 왕조의 종말을 고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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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선수단이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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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수’

두 팀의 정규시즌 맞대결은 4승2패로 대한항공이 우위다. 1~3라운드 3연승 그리고 5라운드에서 승리를 챙겼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흔들림이 심했던 시즌 초반에도 OK금융그룹만큼은 확실하게 잡았다는 점이 반갑다. 반대로 OK금융그룹은 최근 성적에 집중한다. 4라운드는 셧아웃 압승이었고, 6라운드에서는 풀세트 접전을 이겨내는 뚝심을 발휘했다. 서로 내세울 게 많은 정규시즌이었다.

다만, 두 팀이 PS에서 마주치는 건 처음이다. 봄배구 경험이 더 많은 대한항공은 단기전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 OK금융그룹은 이번 매치업 성사로 전 구단 상대 PS 대결을 치르는 첫 팀이 됐다. 그 리듬 그대로 전 구단 상대 PS 승리까지 바라본다. 뜨거운 열정이 부딪힐 챔프전, 그 서막이 오를 준비를 마쳤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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