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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난코스서 더 빛난 고진영…세계 1위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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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맥주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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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도, 까다로운 코스에도, 우승 경쟁의 긴장감에도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는 흔들리지 않았다. "우승보다는 한 샷, 한 샷에만 집중하면서 내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고진영은 묵묵하게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했고 결국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13일 경기 여주에 위치한 블루헤런 컨트리클럽(파72·6736야드)에서 열린 2019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20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 앞서 사흘간 1타씩 줄이며 단독 선두로 출발한 고진영은 이날 보기와 버디를 1개씩 적어내며 합계 3언더파 285타를 기록하면서 최혜진(20·롯데), 김지영(23·SK네트웍스), 이소미(20·SBI), 나희원(25) 등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렸다.

고진영은 2017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약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KLPGA 투어 통산 10승 고지를 밟아 지긋지긋한 '아홉수 징크스'를 넘어섰다.

KLPGA투어 통산 상금도 30억원을 넘겼고 2016년 이 대회 우승 이후 3년 만에 다시 자신의 스폰서가 여는 대회에서 여왕의 자리에 올라 기쁨이 배가됐다. 고진영도 "KLPGA 투어에서 두 자릿수 우승을 이뤄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라고 말한 뒤 "또 후원사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기쁘다"고 밝혔다.

대회 막판까지 우승 향방을 알 수 없었다. 세계 랭킹 1위를 상대로 '언더도그의 반란'까지 예상될 정도였다. 경기 막판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기록한 고진영을 상대로 유해란(세계 랭킹 163위)과 이소미(159위), 나희원(176위), 지한솔(249위)이 우승 경쟁을 펼친 것.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단 한 번의 실수로 갈렸다.

지한솔이 12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가장 먼저 탈락했고 둘째 날 선두에 올랐던 나희원도 같은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뒷걸음질 쳤다. 끝까지 같은 조에서 추격한 유해란은 17번홀(파4)에서 벙커에 빠진 뒤 더블보기로 무너졌고, 이소미는 마지막 18번홀에서 통한의 보기를 범하며 연장전에 합류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고진영은 '대형 참사'는 없었다. "지난주에 비해 퍼트가 좋아져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그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던 것에 대해 "조금은 지루할 수 있겠지만 코스 자체가 어려워 파를 목표로 플레이했던 한 주였다"고 설명했다.

챔피언에 오른 고진영은 이날 자신의 공약을 지켰다. 대회를 앞두고 "소맥을 좋아해 세리머니 때 맥주에 소주를 섞겠다"고 말한 그는 대형 트로피에 맥주와 소주를 채워 마시는 세리머니로 갤러리들 환호를 이끌어냈다. "소주가 적어서 살짝 비율은 아쉬웠다"고 웃어보인 고진영은 "하지만 맛있고 즐겁게 마셨고, 살짝 취하는 것 같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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