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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잠자던 마법사 깨운 KT 이진영 "팀 전통, 함께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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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이진영이 11일 부산 롯데전에 앞서 이순철 해설위원과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T 최선참 이진영(38)이 또 열일했다. 이번에는 결승타로 팀의 3연속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견인했다.

이진영은 27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LG전에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6-6으로 맞선 7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상대 왼손 투수 진해수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로 승부의 균형을 꺴다. KT는 최선참의 적시타가 터진 이후 대주자로 나선 김진곤이 협살에 걸린 사이 3루에 있던 멜 로하스 주니어가 홈을 파고들어 쐐기점을 뽑았다.

4월 한 달 동안 4할대 맹타를 휘두르던 유한준이 허벅지 통증과 체력저하를 동시에 호소해 2군으로 내려간 뒤 이진영의 역할이 두 배로 커졌다. ‘슈퍼루키’ 강백호가 수비에서 큰 약점을 보여 지명타자로 나설 수밖에 없어 고령에도 불구하고 우익수로 출장하는 일이 잦다. 이진영은 “아직은 어깨도 다리도 쓸 만 하다. 수비를 하든 지명타자로 나가든 벤치에서 대타로 준비하든 팀 승리에 힘을 보탠다는 일념으로 뛰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 지난 24일, 25일 광주 KIA전에서는 까다로운 타구를 여유있게 건져내 수비로 팀 승리를 지켜냈고 이날은 결승타로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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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kt 이진영이 4회초 1사1루 좌중간 홈런을 날린 후 김진욱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베테랑의 활약은 그라운드에서 뿐만이 아니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라커룸에서 선수단 미팅을 소집해 힘을 북돋우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KT 김진욱 감독은 “팀내 최고령인데도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먼저 움직인다는 얘기를 들었다. 피곤할 법도 한데 싫은내색 없이 팀을 위해 묵묵히 중심을 잡아주니 감독 입장에서는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최근 팀이 승리할 때마다 이진영을 필두로 베테랑들을 칭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진영은 “지난 18일 수원 NC전에서 패해 3연패에 빠졌을 때 후배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매년 초반에 반짝하다 힘없이 떨어지는 패턴을 또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어느 한 명이 못해서 또는 잘해서 승패가 갈리는 게 아니라는 얘기를 해줬다. 패했다고 주눅들게 아니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각자 준비하는 마음이 모여야 한다고 했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경기를 치르면 승패와 관계없이 결과 앞에 당당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게 우리의 전통으로 자리잡아 팀 전체가 끈끈함을 갖춘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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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이진영과 유한준 등이 2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14로 패한 뒤 원정팬에 인사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들어서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침 그날 이후 KT는 3연속 위닝시리즈를 완성했고 이진영도 24타수 11안타 10타점 4득점 타율 0.458로 선봉에서 팀을 이끌었다. 그는 “베테랑들도 힘들지만 한 발 더 뛰려고 노력하고 후배들도 그라운드에 서는 게 얼마나 값진 일인지를 느껴가기 시작했다. 올해만큼은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고 자신할 수 있는 시즌을 치르고 싶다. 한 번 힘이 떨어지면 팀 전체가 무겁게 가라앉는 약체가 아니라 프로야구의 당당한 일원으로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같은 마음이기 때문에 지금의 기세를 더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어느덧 팀의 구심점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이진영을 중심으로 박경수, 김사율 등 베테랑들이 똘똘 뭉치면서 KT가 여름 레이스를 앞두고 자체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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